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역구 주민들에게 보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 참여 독려 메시지가 이 대표 팬카페에 공개된 것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발단이 된 건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지난 7일 게시된 글이었다. 이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지역 당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이 공지사항으로 올라온 것이다. 공지사항 작성자는 ‘카페 매니저’였다.
이 대표는 해당 문자메시지에서 “아직 내란 사태가 끝나지 않았다. 내란 주범과 동조 세력은 내란 사태를 한여름 밤의 꿈처럼 아무 일도 아닌 것으로 만들려 한다”며 “8일 토요일 오후 5시 광화문광장에서 어둠을 몰아내는 빛의 축제에 함께해 주시라”고 독려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정광재 대변인은 8일 “이래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 대표가 지난해 12월 팬카페 이장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는데 두 달 만에 개딸들을 대상으로 집회 동원령을 내렸다”면서 “최근 지지율 하락에 이 대표 마음이 오죽이나 급하긴 한가 보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은 8일 공지를 통해 “이 대표는 팬카페에 윤 대통령 탄핵 집회 광화문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올린 적이 없다”며 “해당 글은 이 대표가 지역당원을 대상으로 보낸 문자를 카페 스태프가 올린 것이다. 국민의힘은 해당 논평을 즉각 철회하고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추가 논평을 내고 이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사실상 동원령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9일 “‘변명왕’ 이재명을 지키기 위한 충성 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이재명 국회의원이 지역 주민을 동원한 것은 ‘인정’하지만 정작 재명이네 마을의 전 이장 이재명은 자신의 이름으로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자신이 쓴 글은 맞지만 당원에게 보낸 메시지이고, 본인이 직접 올리지는 않았으니 개딸들에게 집회 참여를 독려한 건 아니라는 건 무슨 궤변이고 말장난이냐”며 “개딸 동원령 사건에 대해 재명이네 마을 전 이장으로서 사과하고 끝내면 될 일을 결국 카페 스태프가 총대를 메고 욕을 먹는 상황이 가련할 따름”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9일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날 대구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것을 비판하고 나섰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야당 의원의 탄핵 집회 참석에 난리를 치더니 여당 의원들은 법관을 공격하고 애국가까지 바꿔 부르는 집회에 참석해 충성 다짐을 하나”라며 “여당, 공당답게 극우 성향의 모든 세력과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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