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16일 앞두고 미국 국민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훈장인 ‘대통령 자유의 메달(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정치인과 록그룹 U2의 보노 등 19명에게 수여했다. 민주당 출신이거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비판적 인사들이 대거 수여자로 선정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수여식에서 클린턴 전 장관 등에게 메달을 수여하며 “여러분은 문화의 아이콘이자 품위 있는 정치가, 인도주의자, 록스타, 스포츠 스타로서 굶주린 사람들을 먹이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대통령 자유의 메달은 미국의 국익과 세계 평화, 문화예술 등 분야에서 공적을 세운 인물에게 매년 대통령이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훈장이다.
수훈자 중에는 클린턴 전 장관을 비롯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고(故)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추서), 민주당의 오랜 후원자인 조지 소로스, 전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매직 존슨, 버락 오바마 행정부 마지막 국방장관이었던 고 애슈턴 카터(추서) 등이 포함됐다.
바이든은 특히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상원의원의 부친인 고 조지 롬니 전 미시간 주지사에게도 훈장을 추서했다. 롬니 전 의원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트럼프 당선인에게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바이든이 고 로버트 케네디에게도 자유의 메달을 준 것도 트럼프를 지지하고 보건복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아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영화 ‘백투더퓨처’ 시리즈의 주인공인 마이클 J 폭스도 메달을 받았다. 그는 파킨슨병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수여식에 직접 참석했다. 배우 덴젤 워싱턴, 미국 패션 디자이너 랄프 로렌과 패션계 거물 애나 윈투어 보그 편집장,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창립자인 호세 안드레스 등도 훈장을 받았다. 윈투어는 지난해 런던과 파리에서 바이든의 재선을 위한 선거 기금 모금 행사를 한 대표적인 친(親) 민주당 인사다.
세계 최고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도 수훈자 명단에 올랐지만 이날 일정 관계로 수훈 행사에는 불참했다. 메시는 현재 미국 프로축구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고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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