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BL 최초의 ‘비선출’(비선수 출신) 신인 선수가 탄생했다. 아마추어 생활체육 농구계의 스타로 얼굴을 알린 정성조(24)가 고양 소노의 부름을 받아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2024 KBL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지난 15일 고양 소노 아레나. 김승기 소노 감독은 고심 끝에 3라운드 2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곧이어 엘리트 선수 경험이 없던 일반인 참가자 정성조의 이름이 호명되자 장내가 술렁였다. 그간 KBL 드래프트에 일반인 자격으로 참가한 이들은 드래프트에 재도전하거나 해외 대학을 거친 선수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정성조가 소노의 지명을 받으면서 KBL에 새 역사가 쓰였다.
190.6㎝의 포워드 정성조는 프로 진출을 목표로 하는 엘리트 무대에 몸담은 적이 없다. 하지만 생활체육 대회에 출전하는 동호회 농구인들 사이에선 이름 석 자만 들어도 누군지 알 정도로 실력이 출중한 선수로 각인돼 있었다. 동호회 최강 아울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그는 최근 아마추어 선수들의 진입이 활발한 3×3 농구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이달 초에는 대학 엘리트 선수들도 참가한 대한민국농구협회 주관 2024 코리아 3×3 올팍투어 파이널에서 코스모 팀 소속으로 우승하기도 했다.
정성조는 드래프트 지명 후 “일반인 출신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빼어난 외곽슛과 스피드, 개인기를 갖췄다는 평가가 많았다. 엘리트 선수들이 모인 프로 무대에선 밑바닥부터 생존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장점이었던 공격보다도 프로 수준의 체력과 수비력이 먼저 뒷받침돼야 출전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 감독은 프로에 도전하는 정성조의 진심과 의지, 잠재력을 보고 지명을 결심했다. 향후 정성조가 적극적인 수비와 궂은일, 정확한 3점슛 등으로 알토란 활약을 보여준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42명이 참가한 이번 드래프트는 26명이 각 구단의 선택을 받아 지명률 61.9%를 기록했다. 소노는 정성조에 이어 4라운드 김도은(고려대)까지 유일하게 1~4라운드 지명권을 모두 사용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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