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레인지가 방출하는 유해물질로 인해 유럽에서 매년 수만명이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하우메1세 대학교 연구진이 28일(현지시간) 유럽기후재단의 후원을 받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로 인해 유럽연합(EU)과 영국에서 매년 4만명이 조기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유럽 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연구진은 가스레인지에서 배출되는 질소 산화물 등 오염물질이 호흡기 질환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스레인지 사용으로 연간 100만건 이상의 천식 환자가 발생하며, 특히 소아 천식 환자의 치료비로 약 43억 달러(한화 약 5조9200억원)가 쓰였다고 밝혔다.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대부분 질소 산화물(NOx)과 벤젠과 같은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다. 질소 산화물은 호흡기 자극물질로 천식을 유발할 수 있고, 벤젠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발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해당 오염물질은 실내 공기질을 크게 악화시키며, 적절한 환기 시설 없이 사용할 경우 유해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가스레인지 사용이 실내 공기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규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신규 건축물에 가스레인지 설치를 금지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델가도-사보리트 박사는 “가스레인지가 초래하는 문제의 범위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가스레인지를 전기레인지나 인덕션 레인지로 교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책”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가스레인지 사용 시에는 반드시 환기 장치를 가동하고, 창문을 열어 실내 오염물질 농도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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