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어머니를 15년 넘게 간호하던 40대 형제가 생활고 끝에 어머니와 함께 차를 타고 바다에 돌진했다. 홀로 살아남은 동생은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지혜)는 31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 9일 전남 무안군 현경면의 한 선착장에서 70대 어머니와 50대 친형을 차량에 태운 채 바다로 돌진해 이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어머니와 형 모두 사망했지만 A씨는 사고를 목격한 주민이 유리창을 깨고 구조하면서 살아남았다.
해경은 이들이 해산물을 채취하러 선착장을 찾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봤지만 A씨가 범행을 자백했다.
A씨는 2008년부터 치매 증상을 보이는 어머니를 돌봐왔다. 어머니의 증상이 심해지자 2022년부터는 직장까지 관두고 병간호에 집중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형편까지 궁핍해지자 이들 형제는 어머니와 동반자살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인륜을 저버리는 중대범죄로 오랜 기간 어머니를 돌보는 것이 큰 부담이 됐더라도 생명을 함부로 박탈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며 “피고인은 형제나 자매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요양병원에 보내는 등 충분한 방법도 있었다. 다만 다른 가족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자신도 평생을 후회와 자책하며 살아갈 것으로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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