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경의·동해선 폭파 사진을 북한이 무단도용했다는 비판에 대해 “본질은 간데없고 사진논란을 불구는 행태가 진짜 멍청하기 그지없다”고 반박했다.
김 부부장은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합동참모본부가 촬영한 경의·동해선 폭파 영상을 캡처해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지적에 관해 “미국 NBC방송과 폭스뉴스, 영국 로이터통신과 같은 세계의 각 언론이 보도한 동영상 중 한 장면을 사진으로 썼다”며 “여기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한 각도에서 우리가 찍을 수가 없는 것이고 또 구도상으로나 직관적으로 보기에도 좋고 우리의 의도에 썩 맞더라니 쓴 것”이라며 “대한민국 것들은 참으로 기괴망측한 족속들이라고 말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부부장은 또 한국 언론이 조선중앙통신의 사진과 동영상을 사용하는 것을 언급하며 ”그런 자료들을 도용해서 보도할 때 무슨 국제법과 저작권 침해에 저촉되지 않아서 썼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들이 할 때는 아무 탈 없고 우리가 할 때는 국제법이요, 저작권이요 하는 잣대를 들이대는 후안무치하고 몰상식한 무리들”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언론이 이번에 북한 매체에 공개된 경의·동해선 폭파 장면 사진을 사용한 것을 두고도 “국제법이 그토록 잘 적용되는 한국에서 언제 우리 승인을 받았는지 알아봐야 할 문제인듯싶다”고 비꼬았다.
김 부부장은 외신의 영상을 쓴 것이라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지만 해외 언론사들은 우리 군이 제공한 영상을 보도에 사용할 때 출처를 명확히 밝혔다. 이와 달리 북한은 합참 영상을 별다른 출처 없이 사용했다. 한국 언론의 북한 매체 사진 역시 일본 중개인을 통해 저작료를 북한에 지급하고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문학 및 미술 저작물 보호에 관한 국제협정인 베른협약을 위반한 태도다. 베른협약은 국제사회의 저작물 보호를 목적으로 1886년 스위스 베른에서 체결됐다. 북한은 베른협약 가입국이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북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북한은 베른협약 가입국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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