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단순 가공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속여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700명으로 제주에서 적발된 유사 범죄 중 역대 최대 규모로 파악된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노인을 상대로 허위·과대 광고를 통해 65억원 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이른바 ‘떴다방’ 일당을 검거하고, 업체 총괄 관리이사 등 3명을 약사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수사 결과 총괄 관리이사 A씨는 2021년 11월부터 홍보관 2곳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공범 B씨·C씨와 함께 60대 이상 여성 노인을 상대로 기타가공식품, 건강기능식품, 각종 공산품을 판매하며 불법 영업을 벌여왔다.
이들은 건강에 관심이 많은 노인 심리를 악용해 단순 가공식품 등을 치매·당뇨 등 특정 질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속였다.
이 과정에서 병원 처방약 복용을 중단하고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질병이 치료된다는 허위 정보를 전달했다. 제품 섭취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노인들에게는 ‘명현반응’이라 속여 지속적인 구매를 유도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단가 6만원짜리 제품을 48만원에, 10만원인 제품을 78만원에 판매하는 등 폭리를 취했다.
지불 능력이 없는 노인들에게도 제품을 강매했다. 제품을 먼저 가져가도록 한 후 미수금이 발생하면 물품대금 지급약정서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대부업체에 채권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중증장애인과 기초수급자도 피해를 입었다.
또, 소비기한이 지난 제품을 폐기하지 않고 고객들에게 시식용으로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범죄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A씨는 1ㆍ2호점의 자금과 판매 조직을 총괄 관리했고, B씨는 2호점 점장으로서 직접 허위·과대 광고를 통해 제품을 판매했다. 2호점 대표인 C씨는 다른 지역 출신인 A씨와 B씨가 원활히 영업할 수 있도록 관할 관청의 단속에 대비하는 역할을 맡았다.
자치경찰단은 제주지검과 긴밀히 협력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고객 명부와 영업장부를 확보했다. 현재까지 경찰에 적발된 제주지역 ‘떴다방’ 피해 규모 중 가장 크다고 자치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자치경찰단은 구속된 3명 외에 범행 가담 여부가 상대적으로 낮은 조직원과 홍보강사 13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박상현 제주도 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지난 7월 유사 사건 적발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불법 영업자들을 검거했다”며 “제주 어르신들의 피해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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