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예정된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를 앞두고 교계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200만 연합예배는 동성 커플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 판결을 비롯해 포괄적차별금지법(차금법) 제정 등에 맞서는 한국교회의 연합집회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복교연·공동대표 강호숙 구교형 김승무 이문식)은 ‘10·27 정치집회 취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통해 “200만 연합예배는 편향된 정치집회”라며 “이제라도 행사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차금법에 종교 자유를 침해하는 독소조항이 있다면 찬반을 넘는 폭넓은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건전한 대안을 제시하고 합의된 법안이 통과 되도록 힘쓰면 된다”며 “아무런 공론과 절차 없이 몇몇 사람과 단체가 멋대로 만든 주장을 가지고 한국교회가 총궐기하여 차금법을 싸잡아 반대함으로써 왜 교회 스스로 시대착오적인 고립의 길을 자초하느냐”고 비판했다.
기독시민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공동대표 정병오 조성돈 조주희)도 200만 연합예배 참여를 결의한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에 “광화문 집회를 연기해달라”며 ‘교단 신학과 헌법에 근거한 논의’와 ‘총회와 교회의 공개 토론’을 요청했다. 기윤실은 “연합 집회를 굳이 주일에 전국 단위로 개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교단 총회는 교회의 문제만 다루고 사회의 악법 저지는 개별 기독교인이나 기독시민운동 차원에서 다루는 것이 성경의 사회참여 원리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예배가 악법 저지 집회 동원의 수단이 되는 것이 성경적인가. 예배는 오직 하나님께 드려져야 하고 다른 어떤 것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순수하게 연합 예배를 드리거나 당당하게 악법 저지 기독인 집회로 모이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200만 연합예배 조직위원회는 예정대로 광화문에 모일 방침이다. 연합예배 실행위원장인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는 1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복교연과 기윤실 측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무슨 권한으로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결의한 연합예배를 취소하라고 말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손 목사는 “정치 집회라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오해를 받지 않도록 특정 인사는 초청하지 않았다”며 “이번 연합예배 목적은 한국교회가 함께 회개하고 악법 반대에 뜻을 모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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