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하이브에서 과거 직원의 과로사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하이브 측은 이에 지병에 의한 사망이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15일 하이브의 자회사인 어도어 소속 아이돌 하니가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 관련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환노위 소속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주영 어도어 대표 겸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에게 “2022년 2월 하이브 직원이 사무실에서 일하다 쓰러져서 병원으로 옮겨져 사망한 사실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김 대표는 이에 “제가 알기로는 2022년 9월(에 발생한 사건)”이라며 “병원으로 옮겨진 뒤 며칠 후 개인질환으로 돌아가셨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그러나 “환노위 위원들이 볼 때는 과로사”라며 “당시 하이브의 계열사가 대폭 확대되면서 직원들이 여러 개의 아이돌 그룹을 동시에 관리하고 특히 해외 스케줄을 동시에 챙기다 보니 밤낮없이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복지공단에 확인해 보니 산재신청이 없었고 지병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확인했어야 하는 문제이자 과로사인 것으로 보여진다”며 “과로사를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닌가 질문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에 “하이브에서는 절대 은폐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정 의원과 공방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부검을 안 하지 않았느냐”는 정 의원의 지적에 “부모님이 결정하신 일”이라고 재반박했다.
정 의원은 김 대표의 답변에 “은폐는 그렇게 되는 것”이라며 “유족과 합의해서 은폐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건 개요 등 상황을 정확하게 확인해서 저희에게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국감에는 어도어 소속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도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하니는 “회사가 저희를 싫어한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그동안 하이브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회사 복도에서 마주친 타 걸그룹의 의전 담당 직원이 “못 본 척 무시해”라는 발언을 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일을 다수 겪었다는 것이다. 이에 김 대표는 “서로 간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뉴진스 멤버들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경영권을 두고 불거진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하이브 측의 갈등으로 인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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