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가 집단 휴학을 승인한 후 전국 의대로 휴학 승인 흐름이 확산할 조짐이 보이자 교육부가 내년 1학기 복귀를 약속하는 의대생만 휴학을 승인하기로 했다. 이는 휴학 사유를 입증한 의대생 개인에 대한 휴학 승인으로 동맹휴학은 허용되지 않는다. 복귀를 조건으로 휴학 승인을 받은 후 복귀하지 않으면 유급·제적 등의 조치를 받는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을 발표했다. 이 부총리는 “정부와 대학의 탄력적 학사 운영 조치에도 의과대학 학생의 수업 복귀는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라며 “이에 교육부는 대학 총장 및 학장 등 현장 의견을 수렴해 의대 학사 운영을 정상화하고 의료인력 양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비상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내년 복귀를 전제로 휴학을 승인하기 위해 각 대학은 학생의 휴학 의사를 재확인해야 한다. 학생은 학칙에 정해진 휴학 사유를 제시해야 하고 동맹휴학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 내년도 복귀 의사 명기도 필수다. 휴학원에 ‘2025학년도 시작에 맞춰 복귀한다’는 문구를 넣는 식이다. 기존에 제출한 휴학원이 있더라도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휴학원을 정정해야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조건에 맞춰 휴학을 승인받은 후 복귀하지 않으면 유급·제적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교육부는 “대학은 올해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부담 없이 최대한 복귀할 수 있도록 개별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복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올해 안에 복귀하지 않는 학생에 대해서는 휴학을 정말 할건지, 왜 휴학하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기화하는 집단행동을 고려해 ‘2학기 초과 연속 휴학 제한’을 학칙에 담는 방안도 하반기 중 추진한다. 교육을 받기 어려운 사유가 있으면 휴학을 연장하거나 추가 휴학을 허용하는 예외 규정을 둔다.
정원이 늘어나는 교육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내년도 신입생에는 수강신청을 먼저 할 수 있는 ‘우선 수업권’을 부여한다. 올해 수업을 들었거나 2학기에 복귀한 의대생들에게도 학사 과정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인력 양성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육과정 단축도 검토한다. 예과 2년·본과 4년 등 총 6년인 의대생 교육 과정을 5년으로 줄이는 식이다. 올해 의정 갈등의 여파로 줄어드는 의료인력 공급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연 1회인 의사 국가시험 시행 횟수를 확대하고 전공의 선발 시기를 유연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