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적 교회, 다시 포용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1세기 그리스도인들이 묻다

Է:2024-10-06 12:28
:2024-10-0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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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교수,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

1세기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은 작은 가정집에서 모여 포용적이고 따뜻한 공동체를 형성했다. 이들은 인종과 계층 성별을 초월해 함께 모여 식사를 나눴다. ChatGPT

학벌 재산 지위 인종과 무관하게 오직 ‘그리스도와의 관계’만을 소속감의 기준으로 삼았던 1세기 그리스도인들의 생활상이 새롭게 조명됐다.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회장 김현광) 제7차 국내 학술대회가 5일 서울 성북구 성복중앙교회(길성운 목사)에서 열렸다. ‘신약의 교회, 어떠한 공동체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 정성국 아신대 교수는 로마의 그리스도 그룹들을 중심으로 초기 교회의 특징을 소개하며 현대 한국 교회가 배워야 할 중요한 교훈을 제시했다.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제7차 국내 학술대회가 5일 서울 성북구 성복중앙교회에서 열렸다.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제공

정 교수는 로마의 그리스도 그룹들이 유대인의 회당이나 그리스식 민회, 학교와는 달리 “그리스도가 우리를 받아주셨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소속감을 부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울이 로마서 1~11장에서 설명하듯, 그리스도 그룹의 소속감을 결정짓는 기준은 헬라인과 야만인, 유대인과 이방인의 구분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모두가 죄 아래 있으며, 오직 예수라는 시은소를 통해서만 의로움이 회복될 수 있었다는 바울의 가르침을 따랐다”며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이들이 하나님의 가족에 소속될 자격을 부여받았다“고 설명했다. 시은소는 구약 성경에 등장하는 개념으로, 히브리어로는 카포렛(כַּפֹּרֶת)이라고 하며 ‘속죄의 자리’를 뜻한다. 이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용서하시고 은혜를 베푸는 장소로 이해된다.

이러한 포용 정신은 코로나19 이후 교회에서 멀어지는 성도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던진다. 팬데믹 이후 많은 성도들이 교회와의 소속감을 잃어가는 현실에서, 1세기 그리스도인들이 보여준 경계선을 허문 공동체 정신은 오늘날 교회가 회복해야 할 본질적인 가치다. 2022년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전국 만 19세 이상 비개신교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포용성의 회복이 한국 교회의 시급한 과제임이 드러났다. 응답자의 63%는 한국 교회를 ‘배타적’이라고 평가했으며 ‘포용적’이라는 응답은 11%에 그쳤다.

정 교수는 “코로나 이후 많은 그리스도인이 교회에 대한 소속감을 스스로 포기하고, 더는 교회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1세기 로마의 그리스도 공동체가 보여준 포용적 정신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당시 그들은 인종, 지위, 학벌과 무관하게 모두를 포용했으며, 이러한 경계선 허물기는 오늘날 교회가 다시 회복해야 할 중요한 교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1세기 그리스도 안에서 경계선이 무너졌던 충격을 오늘날 교회가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 한국 사회에서는 학벌 재산 지위 외모 등 사회적 상징 자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러한 경계선들이 교회 안에서도 소속감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경우 우리는 초기 교회의 포용적 정체성에서 더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갈수록 증가하는 탈공동체화와 탈가족화 현상이 오히려 교회에는 선교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정 교수는 “한국인들에게는 여전히 소속감과 수용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남아 있다”며 “교회가 새로운 가족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회가 삼위일체에 뿌리를 둔 공동체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정 교수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대형 예배당 없이도 일상적인 공간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1세기 로마의 그리스도 그룹들은 가정집, 상업 공간, 공중목욕탕 위층 등에서 예배를 드렸다. 대형 예배당에 의존하지 않았다. 그는 “오늘날 한국 교회도 초기 교회의 모습을 본받아 일상 공간을 예배 장소로 전환할 수 있는 상상력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성국 아신대 교수. 국민일보DB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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