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치킨집에서 근무하는 지적 장애 직원을 스패너로 때리고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등 악행을 저지른 형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다른 직원이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하자 이 직원을 때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특수상해와 특수상해교사, 사기, 공갈, 특수절도, 특수강요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29)와 B씨(31) 형제에게 각 징역 4년과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가 운영 중인 치킨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C씨(27)에게는 특수상해 혐의만 적용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22년 7월~11월 자신의 치킨집에서 근무하는 D씨(24)씨를 단독폭행하거나 공동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26㎝ 크기의 스패너로 D씨의 엉덩이, 머리, 어깨 등 전신을 폭행했다. 책상에 왼팔을 올리게 해 망치로 내려치기도 했다. D씨가 이를 피하려 하자 얼굴과 머리를 때려 각각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A씨는 또 다른 종업원이 50만원을 빌려달라고 하자 ‘D를 때리면 1대당 1원으로 계산해 돈을 빌려주겠다’며 폭행을 교사하기도 했다.
이들은 D씨가 도망갔다는 이유로 D씨를 치킨집 화장실로 데리고 가 옷을 벗게 한 뒤 끓인 물을 D씨의 오른팔에 붓고 뜨거운 냄비에 10초간 팔을 지지기도 했다. D씨는 이로 인해 전치 3주의 2도 화상을 입었다.
C씨는 D씨가 출근하지 않자 ‘근무지에서 도망가면 1억6000만원을 지불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쓰게 했다. 심지어 흉기로 스스로 엄지를 찌른 후 나온 피로 지장을 찍게 강요했다. 이후 D씨가 차용증대로 돈을 갚지 않는다며 D씨 어머니의 주거지에 침입해 현금 70만원을 훔쳤다. D씨에게 겁을 줘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100만원을 결제하기도 했다.
반복적인 폭행으로 D씨는 오른쪽 귀 모양이 변형됐다. 팔 등 광범위한 범위에 화상 흉터 등도 남았다.
박 부장판사는 “타인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피해자를 수단으로만 취급해 이뤄진 범행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A씨의 범행 횟수가 많고 범행 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가해 정도도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종업원 C씨는 가담 정도가 가장 가볍고 피해자가 처벌 불원의 뜻을 밝힌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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