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스테이지 0승2패에 놓인 팀 리퀴드 ‘임팩트’ 정언영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과감한 플레이를 펼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리퀴드는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라이엇 게임즈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월드 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 2일 차 경기에서 웨이보 게이밍(WBG)에 졌다. 이날 패배로 0승2패가 돼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정언영은 과감하게 게임을 마무리 짓지 못한 점을 패인으로 꼽았다. 그의 말대로 리퀴드는 초중반 단계까지는 게임을 잘 풀어나갔지만, 후반에 상대의 운영에 휘둘리면서 주도권을 내줬다. 그는 “어제도, 오늘도 마무리를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며 팀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BG전 패배로 0승2패가 됐다.
“일단 내가 많이 못했다. 게임 내용은 좋았던 것 같은데 결단력이 부족했던 게 치명적이었다. 바론에서 상대가 시간을 끌었다. 우리는 드래곤을 먹고 천천히 가도 됐다. 그러질 않았다. 상황이 애매해지던 중 상대가 기회를 얻어서 탑에서 득점을 올렸다. 내가 그점을 캐치해내지 못한 게 컸다. 초중반을 잘 풀었는데, 돈 번 걸 다 못 쓰고 진 느낌이다.”
-초반에는 리퀴드가 의도했던 대로 게임을 풀어나갔는데.
“상대가 좀 안일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싸움이 좋지 않은 조합인데도 싸움에 응해준 느낌도 있다. 사실 LPL 팀들은 싸움에 자주 응해주는 편이다. 전령을 칠 때도 보면 바텀 웨이브를 다 버리면서 그냥 치더라. 우리가 거기서 상대를 다 잡아내면서 기세가 넘어왔다. 그 순간 우리가 잡은 게임이었는데….”
-스위스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무엇을 보완해야 할까.
“‘APA’ 에인 스턴스와 얘기를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우리 사이드 플레이가 부족하다. 신드라가 그 정도로 잘 컸는데 나르가 나와서 사이드를 먹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압박을 당한 나르가 ‘어쩔 수 없다, 본대에 뭉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어야 했다. 상대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도를 만들어야 했다. 우리는 싸우고 싶은데 계속 못 싸웠다.
내가 끊긴 것도 많이 치명적이었다. 탑에서 첫 데스도 치명적이었다. 레넥톤 픽의 의미는 결국 첫 유충 사냥이다. 초반 게임을 풀어줄 운전수 역할로 레넥톤을 골랐던 것인데, 내가 초반에 실수를 많이 해서 픽의 의미가 퇴색됐다.”
-0승2패의 위기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있다면.
“우리가 마무리를 못하는 느낌이 든다. 어제도, 오늘도 그랬다. 이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싸울 때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어정쩡하단 느낌을 많이 받는다. 게임을 보시는 분들도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을 거 같다. 우리가 상대를 불러야 했는데 도리어 상대를 따라다니는 그림이 나왔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오늘은 레넥톤을 픽했는데 그 의미를 보여드리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팀으로서도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마무리를 못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희망을 건드리기만 하고 놔버린 거 같다. 아래에서부터 꼭 올라가서 토너먼트 스테이지에 진출하겠다.”
베를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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