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김종덕(63)이 연장 9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김종덕은 26일 전남 해남 솔라시도CC(파72·6848야드)에서 열린 KPGA 레전드 클래식 시리즈5(총상금 1억 5000만 원·우승상금 2400만 원) 마지막날 2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7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133타를 기록한 김종덕은 임석규(55·바이네르), 박남신(65), 이규윤(52)과 동타를 이뤄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1번 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파에 그친 임석규가 먼저 탈락했다. 연장 2번째 홀인 2번 홀(파5)에서 보기에 그친 이규윤이 떨어져 나가면서 김종덕과 박남신의 혈투가 시작됐다.
3번홀(파3), 4번홀(파4), 5번홀(파4), 6번홀(파5), 7번홀(파3), 8번홀(파4)에서 두 선수는 보기-파-버디-버디-파-파를 나란히 기록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길었던 승부는 연장 9차전인 9번 홀(파4)에서 마침내 막을 내렸다. 김종덕이 버디를 잡아 보기에 그친 박남신의 항복을 받아냈다.
‘땅끝 대전’으로 불릴만한 이번 연장 혈투는 KPGA 역사상 최장 연장전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 5월 KPGA 레전드 클래식 시리즈1에서 박성필(53·상무초밥)과 이태규(51)의 6차례 연장전이었다. KPGA투어에서는 2001년 SK텔레콤 오픈에서 위창수(52)와 강욱순(58), 사이먼 예이츠(54.스코틀랜드)가 펼친 7개 홀 연장전이다.
김종덕은 “지난해 연장전에서 모두 패배를 했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시즌 최종합계 두 자리 수 언더파를 친 대회가 많지 않았다”며 “우승도 우승이지만 정규투어에서부터 함께 투어 생활을 했던 박남신 선수와 잊지 못할 승부를 할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2022년 ‘제27회 한국시니어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이후 1년 10개월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종덕은 이번 우승으로 통산 우승 횟수를 34승(KPGA 투어 9승, 일본투어 4승, KPGA 챔피언스투어 16승, 해외 시니어투어 5승)으로 늘렸다.
김종덕은 “이번 시즌 시니어투어에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뛰어나다”며 “우승의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았지만 이번 우승을 통해 아직 시니어 무대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걸 증명한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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