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원고)과 아이언메이스(피고)가 미공개 프로젝트인 ‘P3’와 게임 ‘다크앤다커’의 유사성을 놓고 마지막 변론에서 상반된 주장을 내놓았다. 넥슨 출신 개발자들이 설립한 아이언메이스는 P3 핵심 애셋을 사용해 다크앤다커를 개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넥슨 측은 “P3의 선택·배열·조합의 수많은 독창적인 구성 요소와 유기적 결합 관계가 다크앤다커와 같다”고 지적한 반면 아이언메이스 측은 “다크앤다커의 핵심인 부활 기능, 탈출 포탈 등을 P3에서 찾아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민사부(부장판사 박찬석)는 10일 민사법정동관 463호에서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 핵심 관계자 최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소송 3차 변론을 열었다.
두 게임사는 이전 변론일과 마찬가지로 다크앤다커와 P3의 유사성을 놓고 대립했다.
넥슨 측은 2019년 11월 13명의 개발진이 1인칭 싱글 플레이 게임 ‘LF 프로젝트’로 시작해 여러 개발 단계를 거쳐 수년 동안 기획 및 검증한 결과물이 P3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거 최씨가 넥슨에서 징계해고 당하기 직전인 2021년 6월 30일 오픈소스 플랫폼 ‘깃허브’에 P3의 소스코드를 올린 이력이 있고 이후 다크앤다커 개발 과정에서 ▲게임의 장르(PvPvE, FPS적 요소와 RPG적 요소 공존) ▲게임 목적(탈출) ▲던전 모습 ▲주요 테마(빛과 어둠의 활용) ▲캐릭터 클래스(종류/디자인/특정/세부표현) 등 P3 구성 요소의 선택·배열·조합과 유기적 결합 관계를 그대로 다크앤다커에 구현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다크앤다커는 P3에 있던 선술집, 색감, 콘셉트, 잠긴 상자 열기, 도어까지 모든 요소를 그대로 사용했다”며 “익스트랙션 슈터 게임의 핵심 기능인 ‘탈출포탈’과 ‘탈출로프’ 역시 피고 측 주장과 달리 P3 게임의 원시 버전에서부터 포함됐다. 이러한 탈출 요소에 대해선 당시 넥슨 내부 회의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 측이 P3의 창작성을 부정하기 위해 수많은 선행 게임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어떤 것에서도 독창적인 구성요소와 유기적 결합 관계가 P3와 비슷한 게임은 찾을 수 없다”면서 “최씨가 프로젝트 도중 외부 투자자와 지속해서 접촉하고 팀원들에게 외부에 나가서 게임을 만들자고 회유했다. 아이언메이스는 일부러 소송을 지연시키면서 작년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미판했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원고의 주장이 허위라고 반박했다. 먼저 최씨가 프로젝트 도중 팀원들에게 나가자고 권유한 의혹에 대해선 “최씨의 징계 절차는 그해 7월 1일에 시작됐고 7월 22일에 P3가 ‘P7’ 프로젝트로 전환될 때까지도 자발적으로 퇴사한 인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넥슨이 면담 없이 일방적으로 방출하거나 P3를 포기한다고 하니까 다른 팀으로 가겠다고 견해를 밝힌 팀원들이 생겼던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게임 콘텐츠의 유사성 지적에는 선행 게임에서 존재하는 추상적인 아이디어의 조합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P3에선 스킬을 쓸 수 없었으며 부활, 상점 시스템, 지형지물에 의한 공격 방해 요소도 존재하지 않았다. 선술집 배경 역시 처음 본 사람이라면 선술집으로 볼 수 없다”며 “재판과 언론 브리핑에서 넥슨이 감마맵 버전에 탈출 기능이 구현돼 있다고 단언했는데 확인해보니 포탈의 순간 이동 기능만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넥슨의 ‘서든어택’과 ‘카트라이더’가 각각 ‘카운터 스트라이크’ ‘마리오 카트’와 유사하다면서 “단순 스틸컷 분위기 유사성으로만 저작권 침해 등 항목을 판단하면 선행게임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게임물은 사실상 없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기일을 마무리하고 양측이 제기한 민사소송 사건을 병합해 다음 달 24일 오후 2시에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넥슨은 지난해 4월 P3 개발 팀장이던 최씨가 개발 중인 게임 소스 코드와 각종 데이터 등 핵심 에셋을 개인 서버로 무단 유출해 퇴사 후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넥슨 측은 “본 사건이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콘텐츠 업계의 생태계와 건전한 경쟁 문화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매우 엄중하게 소송에 임해온 바 있다”며 “P3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 행위, 저작권 침해 행위, 성과물 도용 행위 등이 제대로 소명돼 다시는 이러한 부정행위가 반복되지 않고 공정한 경쟁 환경이 보장될 수 있도록 그에 들어맞는 판결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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