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현행 세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9일 개별소비세법 1조 3항 4호에 대해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개별소비세는 특정한 물품을 구입하거나 특정한 장소에서 소비를 할 때 부과되는 세금이다. 대표적으로 차량과 유류에 부과되고, 각종 유흥·사치재에도 매겨진다.
개별소비세법 1조 3항 4호는 골프장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다룬다. 1명이 1회 이용(입장)할 때마다 1만2000원의 세금을 부과한다. 경마장·경륜장·카지노 등에 들어갈 때도 개별소비세가 붙는다.
이번 헌법소원은 경기도 가평군에서 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하는 법인이 2021년 청구했다. 당시 이 법인은 “골프장 입장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 차별”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헌재는 이 조항이 헌법에 합치한다고 보고 2012년과 마찬가지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판단 근거도 2012년 결정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다수 재판관(이은애·김기영·문형배·이미선·정정미·정형식)은 “여전히 골프장 이용료나 회원권 가격 등 비용과 이용 접근성, 일반 국민의 인식 측면에서 골프장 이용행위가 사치성 소비로서의 성격이 완전히 희석됐다거나 대중적인 소비행위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요트장·스키장·승마장 등 고가의 회원제 체육 시설이 개별소비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에 대해서는 “매출액, 이용료 수준, 이용 방법, 업체 수 등에서 골프장과 차이가 있다”며 조세평등주의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고가의 비회원제 골프장과 회원제 골프장에만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현행법 특성상 개별소비세 납부 대상 골프장 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합헌 근거가 됐다.
다만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영진·김형두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통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세 재판관은 “골프는 더 이상 특수부유층이 향유하는 고가의 오락성 소비활동이 아니고 대중적 스포츠이자 건전한 체육활동”이라며 “개별소비세의 과세 대상이 될 만한 사치성 소비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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