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이 나왔다. 영광의 주인공은 사격 부문 조정두 선수였다.
조정두는 30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P1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37.4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조정두는 군 복무 중이던 2007년 뇌척수막염을 얻은 뒤 걷지 못하게 된 선수다.
그는 국가유공자 지위를 얻었지만, 그 대가로 8년간 방 안에서 은둔 생활을 해야만 했다. 현실을 부정한 조정두는 무려 8년 동안 온라인 게임에만 몰두하며 삶이 피폐해졌다. 그는 “하루아침에 못 걷게 되니 두려움이 컸다”며 “밖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그런 조정두는 보훈병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병원 체육관장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하고 사격을 접하며 달라졌다고 한다.
조정두는 “온라인의 세상과 오프라인의 세상은 완전히 다르더라”라며 “사격을 시작하면서 게임을 단칼에 지웠다”고 말했다.
조정두는 노력 끝에 한국 간판 장애인 사격 선수로 성장했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2월에는 아내를 만났고, 다음 달에는 아이가 태어난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금메달은 다음 달에 태어나는 아기에게, (배동현 선수단장이 메달리스트에게 포상으로 건) 순금 메달은 아내에게 걸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두는 “아직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장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장애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용기를 갖고 일단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럼, 길이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파리=공동취재단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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