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분기 출생아 수가 8년여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고 혼인 건수도 같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2명보다 소폭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통계청은 28일 ‘2024년 6월 인구동향’과 ‘2023년 출생 통계’를 발표하고 지난 4~6월 출생아 수가 5만68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만6147명보다 1.2% 늘었다고 밝혔다. 2015년 4분기 이후 34개 분기 만의 증가다.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 사이 혼인이 늘어난 점이 출생아 수 반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3분기 혼인 건수는 전년 같은 분기보다 2.8%, 4분기는 2.1%, 지난해 1분기에는 18.9%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뤘던 결혼이 이 시기 이뤄지면서 올해 출산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혼인은 2분기에도 증가세여서 지난해 같은 기간(4만7737건)보다 17.1% 늘어난 5만5910건을 기록했다. 198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1992~97년생 인구가 많은데 이들이 지금 혼인을 하는 시기여서 혼인 건수가 증가한 영향이 있다”면서 “펜데믹 이후 정체됐던 혼인이 해소되는 분위기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합계출산율이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7~8월 출생신고가 늘어나는 등 하반기 출생아 수가 증가할 여지가 있어 출산율이 소폭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구학자들은 혼인 뒤 첫 출산까지 평균 2.5년이 걸린다고 본다.
다만 지난 6월 출생아 수(1만8242명)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감소하며 4~5월 증가세가 멈춰선 점 등을 고려하면 좀 더 상황을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1만8242명은 6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적은 숫자다. 이 연구원은 “출산율이 (당분간) 크게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완전한 반전의 모멘텀으로 들어선 게 아니므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혼인 외 출생아 비중은 전체 신생아 23만명 중 4.7%로 지난해보다 0.8% 포인트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녀가 태어나면 출생신고는 하지만 혼인신고는 이보다 늦게 하거나 하지 않는 이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과거보다 동거 등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약화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며 “법적 혼인 상태에서는 대출 한도 등 국가의 혜택이 단독 가구일 때보다 줄어드는 탓에 혼인을 유지하지 않고 자녀를 낳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구는 계속 감소 중이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 규모는 지난 6월 -8700명으로 2019년 11월부터 56개월째 줄고 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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