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이 28일 지난 광복절에 KBS에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되는 오페라 ‘나비부인’이 방영된 것과 관련해 국회에서 공개 사과했다.
박 사장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결산보고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사과 요구를 받자 “이유야 어쨌든 광복절 아침에 기미가요가 연주되고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등장하는 오페라를 편성한 것은 불찰”이라며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다만 “친일하기 위해서 광복절에 의도적으로 그런 방송을 편성하지는 않았다”며 “기미가요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그 내용의 전체적인 작품의 주제나 말하고자 하는 게 뭔지를 보면 그걸 틀어서 친일하겠다고 하면 미친X”이라고 해명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KBS가 나비부인을 방영한 원인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여당 의원들은 제작진의 실수였다는 점을 부각했지만, 야당은 KBS가 친일·매국 방송이 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박 사장에게 “공영방송이 편성에 소홀했다는 부분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노래를 한국인 단원이 한 것이고 길어봐야 6~9초였는데 친일 방송이라고 밀어붙이기에는 억울해 보인다”고 했다.
같은 당 최수진 의원은 “2014년 JTBC, 2015년 MBC도 기미가요를 방송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경고 처분을 받은 바 있다”며 “앞으로 공영방송에서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특히 조심하라”고 강조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KBS 공영방송에 나온 그 사실 하나만으로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국민의 방송 KBS가 매국 방송, 독재 미화 방송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KBS가 광복절에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기적의 시작’을 방송한 것도 독재 미화에 해당한다며 “영화에선 이 전 대통령 하야를 ‘위대한 결단’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러면 4·19 혁명으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은 어떻게 되느냐”고 지적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