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을 앞두고 각자의 요구사항을 쏟아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 대표를 향해 “박찬대 원내대표가 제시한 ‘한동훈표 채상병 특검법’ 발의 시한이 바로 내일”이라며 “한 대표는 내일까지 특검법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이젠 여당 대표이니 회담의 성과를 챙겨야 한다. 용산 눈치를 볼 일이 아니다”며 “‘반바지 사장’ ‘허수아비 대표’가 아니라면 특검법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이어 “일방적인 국정 기조의 변화와 시급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민주당은 언제든 어떻게든 마주할 준비가 돼 있다”며 “쇼맨십이 아니라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나서도 “한 대표가 자신의 정치색을 보여줄 유일한 길은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는 것”이라며 “‘대표다움’을 보여줄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한 대표가 제안한 ‘제삼자 추천’ 방식의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가 해당 법안을 발의하면 민주당이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 대표가 제안한 ‘공개 회담’ 방식을 민주당이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상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제 여야 대표가 나설 차례”라며 “국민을 위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회담인데 굳이 밀실에서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가 말했듯, 국회 로텐더홀이든 광화문 광장이든 의자 하나, 책상 하나 놓고 만인이 보는 가운데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진짜 정치를 보여주기 위해 모든 조건을 내려놓고 만나야 한다”며 공개 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번으로 부족하다면, 몇 번이고 만나 얘기하다 보면 국민이 원하는 결과물을 여야가 함께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 국민 앞에 여야 대표가 만나는 모습을 보여주길 소망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대표 회담 일자에 대한 재조율에 나선 상태다. 당초 이날 회담을 갖기로 했으나 이 대표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며 일정이 연기됐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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