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투약한 뒤 연인을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구형됐다.
검찰은 21일 대전지법 12형사부(재판장 김병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0대 남성 A씨의 살인 사건 관련 결심 공판에서 “범행 경위와 수법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 일부를 부인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와 더불어 전자발찌 착용 20년, 치료 프로그램 이수, 예비적 보호관찰 5년 등 처분도 함께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지난 4월 20일 오전 7시30분쯤 대전 서구 탄방동 다가구주택 원룸에서 여자친구 B씨(24)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이틀 전부터 필로폰 0.5g을 세 차례에 걸쳐 투약하고 격분한 상태에서 여자친구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얼굴을 내리쳐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직후 112에 자수했고,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 변호인 측은 “피고인이 공소 사실을 전반적으로 인정하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여자친구와 이성 문제로 다투다 분노해 살인을 저질렀다. 당시 마약 환각 상태로, 논리적인 사고에 의한 살인이 아니었다. 필로폰 투약 당시 이상 행동을 예상 못 한 점, 자수한 점 등을 참작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이 이전에 필로폰 투약 후 평범하게 근무·귀가했고, 범행 후 전화를 걸어 ‘다투다 피해자를 죽였다’며 살인을 명확히 설명한 것 등을 살펴보면 심신 미약 주장을 인정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선고 예정 기일은 다음 달 11일 오후 2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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