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 방송토론회 녹화에 참석한다는 이유로 대장동·백현동·성남FC 사건 재판에서 조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는 13일 이 전 대표가 전날 제출한 재판 불출석 신청서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표는 오전 재판에만 출석한 뒤 조퇴했다. 오후 재판은 이 전 대표 없이 진행한 뒤 해당 조서를 이 전 대표가 출석한 재판에서 증거조사하는 기일 외 증인신문으로 진행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MBC에서 방영되는 민주당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 녹화에 참석하기 위해 재판 불출석을 신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재판에 출석하는 게 원칙인데 이런 식으로 정치 일정을 사유로 불출석하는 일이 여러 번 반복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여러 번이 아니라 계속 출석했고, 당대표 경선 관련 MBC 녹화방송이 있어서 불가피하게 오후에 한해 불출석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조서에 기재하겠다”고 밝히고 불출석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일에도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 참석을 이유로 오전 재판에만 출석하고 오후에는 불출석했다. 검찰은 당시에도 “피고인의 불출석은 형사소송법 취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사정을 고려해 재판할 수 없다는 재판부의 소송 지휘에도 반한다”며 반발했다. 국정감사가 있던 지난해 10월에도 이 전 대표는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총선을 앞둔 3월에도 이 전 대표는 허가 없이 재판에 불출석했다. 총선 전날인 지난 4월 9일에도 불출석 의사를 밝혔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만약 출석하지 않으면 구인장을 발부하겠다고 경고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재판에 출석하면서 “제 손발을 묶는 게 검찰 독재 정권, 정치 검찰의 의도인 것을 알지만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 의무를 지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대장동 재판은 법원 휴정기 등을 거치면서 지난달 23일 이후 3주 만에 열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복절 사면이 있는데, 이 전 대표가 김경수 전 지사 복권을 요청한 적 없다는 여권과 대통령실 주장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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