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티메프)의 판매 대금 지급 불능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여겨지는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두 기업의 합병에 나선다. 자신의 큐텐 지분 38% 전량을 합병 법인에 넘겨 피해를 복구하는 데 쓰겠다는 구상이다.
큐텐은 티메프 합병을 위해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라는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자본금 9억9999만9900원을 출자했다고 9일 밝혔다. 티메프 합병은 법원 승인이 필요해 새 법인을 만들어 준비 작업에 먼저 나서겠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이해 관계자의 동의를 받아 티메프 지분을 100% 감자하고 자신의 큐텐 지분을 KCCW에 백지 신탁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KCCW가 큐텐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사가 된다.
구 대표는 대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도 주주 조합 형태로 KCCW에 참여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날부터 미정산 대금을 KCCW 전환사채(CB)로 대신 받고자 하는 판매자를 대상으로 의향서 접수를 시작했다. 이달 말까지 제1호 주주 조합을 결성한 뒤 법원에 합병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승인 이후에는 제2, 제3호 주주 조합도 차례로 결성한다.
구 대표는 “티메프 매각으로는 피해를 복구하기 어렵다. 티메프를 합병해 비용을 줄이고 사업 구조를 개편해 신속히 정상화하겠다”면서 “티메프 합병 시 사업 규모가 국내 4위로 뛰어오른다. 기업 가치를 되살려야 투자금 유치나 인수·합병(M&A)도 가능해지고 내 지분을 피해 복구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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