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과 관련해 “이들을 제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결과를 고려하지도 않고 병원에게 ‘전공의 사직을 처리하고 하반기 정원을 신청하지 않으면 내년도 정원을 없애 돌아올 자리를 빼앗겠다’고 위협했다”며 “이 자리는 세브란스 전공의를 위한 자리임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만에 하나 정부의 폭압과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병원이 사직 처리된 전공의들의 자리를 현재 세브란스와 전혀 상관없는 이들로 채용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부가 병원의 근로자를 고용한 것일 뿐”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학풍을 함께할 제자와 동료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브란스 전공의가 사직했더라도 그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그들이 당당하고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지원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전공의 사직 시점을 실제 사직서를 제출한 2월이 아닌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6월 4일 이후로 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비대위는 “병원을 통해 교수와 전공의 간 의를 끊게 하고 병원, 교수, 전공의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의 수련병원은 이날부터 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나선다. 앞서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병원 중 110개 병원이 정부 요청에 따라 미복귀 전공의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했다. 전체 전공의 1만4531명의 56.5%인 7648명이 사직 및 임용 포기로 처리됐다. 병원들은 이보다 많은 7707명의 전공의를 새로 모집하겠다고 신청했다.
하지만 병원과 달리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보이콧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전공의 채용 면접에 참여하지 않거나 교육을 거부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도 이날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신청에 있어서 진료과 교수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모집인원이 신청된 것은 보건복지부의 강압적 행정과 무관치 않다”며 의대 정원 증원을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중앙의료원 소속 9개 진료과 교수들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가톨릭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은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후반기 입사한 전공의에 대해 지도 전문의를 맡지 않고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도 하반기 모집에 반대하는 교수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서는 전공의들의 지원 자체도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할 경우 ‘꼬리표’가 붙을 것을 우려해서다. 사직 전공의들이 하반기 수련을 재개하기보다 병·의원에 취업하거나 입대 등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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