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김건희 특검법’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오는 26일로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관련 청문회’에 김 여사의 출석을 요구했다. 검찰의 ‘김 여사 출장 조사’ 논란을 계기로 국회 차원에서 총공세를 펼치겠다는 취지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허울뿐인 소환조사는 결국 김여사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시도란 것을 온 국민이 안다”며 “국회가 가진 권한으로 예외, 특혜, 성역없이 김 여사 의혹을 엄중하고 엄정하게 규명할 수 있도록 특검법 처리를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총장까지 패싱하는 모습에서 오만과 다급함이 느껴진다”며 “권력 앞에 스스로 눕는 검찰 태도는 김여사를 둘러싼 의혹을 검찰이 공정하게 밝힐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검찰이 김 여사를 조사한 것인지 김 여사가 검찰의 조사방식을 조사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언제부터 검사가 출장 서비스맨이었나. 대한민국 검사가 출장 뷔페 요리사라도 되나. 검찰이 언제부터 이다지도 친절한 이웃집 아저씨였나”라고 말했다.
그는 “김 여사가 그렇게 두렵고 무섭냐. 김 여사가 검찰의 목줄이라도 쥐고 있냐. 아니면 김 여사 백줄을 잡고 출세하려는 달콤한 유혹이냐”이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는 퍼스트레이디가 아니라 대통령 위의 대통령인 ‘퍼스트 프레지던트’냐”고 따졌다.
정 최고위원은 김 여사를 향해 “이번 주 청문회 때는 법사위원장인 제가 출장을 갈 수가 없다”며 “국회로 증인 출석을 하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건희가 검찰을 소환했다”며 “특검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꼭 관철시키겠다. 청문회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선우 의원도 “(김 여사가) 검찰총장 후보 면접을 본 것이 아니라,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이 맞습니까”라며 “김건희가 조사받아야 할 제3의 장소는 오직 국회뿐”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법사위는 오는 26일 윤 대통령 탄핵 청원 관련 2차 청문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 여사와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가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지난 19일 열린 1차 청문회에 대통령실 인사들이 불출석한 사례를 보면, 김 여사와 최씨도 26일 청문회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중앙지검의 김 여사 조사 사실을 뒤늦게 보고 받은 이원석 검찰총장도 26일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이 총장이 출석할 경우 김 여사 조사 필요성 등을 두고 검찰 내부를 강하게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일선 검찰청에서 어떤 보고도 못 받았다”며 “국민께 여러 차례 법 앞에 예외도, 성역도 없다고 말했는데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국민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지난 20일 김 여사를 서울중앙지검 관할 내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해 대면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종로구 창성동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 있는 대통령 경호처 별관 건물에서 오후 1시30분부터 다음 날 새벽 1시20분까지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판 송경모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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