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에게 성폭력을 당해 특별지원 보호시설에 입소한 미성년 피해자 10명 중 7명은 13세 이하인 것으로 파악됐다. 10세 이하 피해자도 30%가 넘었다.
21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감춰진 피해자들: 미성년 친족 성폭력 피해자 특별지원 보호시설 지원업무 실태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는 2010년 최초로 설치된 미성년 친족 성폭력 피해자 특별지원 보호시설 4곳을 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316명의 아동·청소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을 10세 이하(36.4%)였다.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나이대부터 피해가 시작된 셈이다. 11세(17.4%), 12세(14.2%), 13세(10.4%) 등 13세 이하 비중이 전체 피해자 중 78.5%에 달했다.
10살보다 어릴 때 피해를 당한 경우는 36.4%였지만 10세 이하 입소자는 5.4%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피해와 피해구제 사이에 지체 기간이 발생해 피해 아동이 장기간 피해에 노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입소 아동·청소 316명의 가해자는 338명이었다. 가해자가 여러 명인 중복 피해자가 있어 피해자보다 가해자가 더 많았다.
가해자의 절반 이상은 친부(58.0%)였다. 이후 친오빠(14.5%), 의부 또는 모친의 동거남(12.7%), 친인척(6.8%), 동거 친족(4.1%) 순이었다.
조사 대상 중 가해자 처벌 현황이 확인된 사례는 174건이었다. 이 중 가해자가 징역 5~10년형을 받은 경우가 33.3%로 가장 많았다. 3~5년형(15.5%), 1~3년형(9.2%), 집행유예(6.9%) 등 이보다 약한 처벌을 받은 경우도 많았다. 10년 이상의 징역은 16.1%에 불과했다.
입소 아동·청소년의 대부분은 친모로부터 보호를 기대하기 어려운 가정환경이었다. 친모가 혼인 중인 경우는 24.4%에 불과했다. 조사대상의 52.5%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친모와 연락이 끊기는 등 돌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