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현직 남성 의원이 총선 선거캠프의 여성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일 대전대덕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국민의힘 소속 대전시의회 A의원이 캠프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피해자는 총선을 앞두고 선거사무소에서 근무할 당시 A씨가 신체를 만지고 손을 잡는 등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에도 시의회 직원을 성희롱해 국민의힘 대전시당으로부터 1개월간의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A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 윤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징계절차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A의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A의원이 상습적으로 성추행과 성희롱을 저질러 경찰에 고소됐다는 소식에 분노와 슬픔을 금할 수 없고 참담하다”며 “공직자로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고 여성의 인권을 짓밟은 A의원의 파렴치한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A의원의 성추행·성희롱이 단순 실수가 아닌 상습적인 행동이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A의원은 지난해에도 의회 사무처 여직원 성희롱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1개월 징계를 받았다”며 “반성의 기미도 없이 같은 행동을 반복한 것은 최소한의 부끄러움이나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는 인면수심의 전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제추행이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힘 대전시당의 제식구 감싸기식의 무책임도 한몫했다. 어설픈 징계가 오히려 성범죄를 조장한 셈”이라며 “국민의힘은 무한책임의 자세로 성범죄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A의원을 제명하길 바란다. 또 피해자뿐 아니라 시민들에게 공개 사과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 여성 시·구의원들과 박석연 유성구의원 등도 A의원의 사퇴 및 의원직 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명백한 권력형 성범죄이며 용서 받을 수 없는 중범죄”라면서 “더 심각한 문제는 해당 의원은 지난해에도 성희롱 의혹으로 국민의힘 자체 징계 이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또 “권력형 성범죄가 얼마나 심각하고 중대한 범죄인지 자각하고 있었다면 일벌백계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합당한 처벌을 했어야 했다”며 “A의원은 즉각 자진사퇴하고 시의회도 제명 절차에 돌입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상습 성추행 의혹, 시민께 사죄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해당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하며, 시민께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즉시 윤리위를 소집해 A의원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했다. 관련 사안을 명명백백히 조사하고 응당한 처분을 내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우리가 한 적도 없는 ‘제 식구 감싸기’ 운운하며 국민의힘이 성추행을 조장했다는 식의 논평을 발표했다. 성범죄로 감옥에 가거나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는 민주당이 성범죄 강력 처벌을 외칠 처지가 되는가”라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처럼 꼬리 자르지 않겠다.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거듭 사과드리며 해당 의혹에 대한 진상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반박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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