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시민단체들이 1일 아동학대 논란이 불거진 SON축구아카데미 지도자들을 향해 “인권 감수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냈다.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스포츠인권연구소, 체육시민연대는 SON축구아카데미의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 “스포츠계 폭력 종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인권 보호를 위한 여러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졌지만 이런 사건이 또 벌어졌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카데미 지도자들은 해명문을 통해 코치와 선수 간 선착순 달리기에 늦으면 한 대 맞기로 합의한 거라 주장하며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반복된 스포츠계 인권 침해 사건 가해자들의 변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성공한 선수가 되기 위해 묵묵히 훈련하는 아동들과 이들의 목줄을 쥐고 있는 지도자는 결코 지위가 동등하지 않다”며 “어찌 이들이 체벌을 두고 동등한 입장에서 내기나 합의가 가능하겠나”라고 비판했다. 스포츠계에서 ‘사랑’과 ‘훈육’을 핑계로 폭력이 행사되는 점에 “더욱 분노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다른 사설 축구 아카데미에서 비슷한 아동 학대가 없으리라는 법이 없다”며 SON축구아카데미에는 피해 아동을 위한 보호·지원 대책 마련을, 관계 당국에는 이 사건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엠에서 ‘손축구아카데미 스포츠 폭력 사건을 통해 돌아본 아동·청소년 스포츠 인권의 현주소’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유소년 선수 육성 시스템과 이번 사태를 둘러싼 문화·법률적 쟁점을 따져 볼 계획이다.
최근 SON축구아카데미 손웅정 감독과 소속 지도자 2명이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으로 피소됐다. 이들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돼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손 감독은 지난 26일 입장문을 내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며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소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밝히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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