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아동학대 논란에 ‘체육계 폭력’에 대한 누리꾼들의 설전이 벌어졌다. ‘프로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체벌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신체적 체벌이 아닌 다른 방식의 훈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앞서 손 감독이 운영하는 유소년 축구 훈련기관 ‘SON아카데미’의 코치진과 손 감독은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됐다. 사건에 연루된 코치진 중 1명은 손 선수의 친형으로 알려졌다.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본인 아들이 운동하다가 훈육이라고 한 두 대 맞고 오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그전에는 문제없이 잘 배웠다는 가정하에 아들이 운동 중 기합이나 약간의 체벌을 당하고 왔다면 어떡하실 건가요”라고 물었다. 이어 “저는 아직 자식이 없어 100% 이해는 안 가지만 일단 속상할 것 같다”면서도 “운동선수 시킬 거면 그 정도는 용인할 것 같다”고 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댓글로 실랑이를 벌였다. 한 누리꾼은 “어렸을 때 운동해봐서 아는데 체벌하는 팀이면 부모들이 이미 알고 있다”며 “원래 (체벌)하던 걸 내가 알고 있는 상태에서 내 자식이 체벌을 당한 건 상관없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도 “운동 오래 한 사람인데 보통 그냥 넘어간다”며 “단체운동은 제어(컨트롤)가 안되는 경우도 많아 체벌은 운동하는 애들한테도 도움이 될 때가 많다”고 했다. “자식을 위해서 용인한다. 심지어 손(흥민) 아버지인데 저런 건 상상이 안 간다” “초중고 운동선수 친구들 옆에서 본 결과 대놓고 구타가 아닌 이상 체벌로 인식한다” 등의 댓글도 달렸다.
반면 이유를 불문하고 체벌은 안된다는 누리꾼도 다수였다. 한 누리꾼은 “운동부면 오히려 더 신경 쓰이고 심하면 운동을 그만두게 할 것 같다”며 “운동부는 상습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 신경 쓰일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두드려 패서 성적 올리는 게 ‘엘리트 체육’이라면 망해야 한다”며 “체벌이 필요하다는 건 교도소에서는 때려도 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체벌? 본인이 화가 나거나 컨트롤할 능력이 안돼서 하는 게 99%다”는 댓글도 달렸다.

손 감독의 아동학대 혐의를 보도한 기사의 댓글도 같은 상황이다. 다수 누리꾼은 “선수는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현 국가대표 모두 그런 훈련과정이 있었다” “프로축구 선수들이 체벌 한 번, 얼차려 한 번 맞지 않고 프로선수 된 사람 있겠냐. 군대도 절대 보내지 말고 품속에서 곱게 키워라” 는 반응이었다.
반면 “코치 스타일이 변화해야 한다. 윽박지르고 때리는 훈육은 안 된다. 이것을 반면교사 삼아 군대도 변화해야 하고 경찰도 변화해야 한다”며 사회 전반에 만연한 체벌 허용 분위기를 지적한 댓글도 있었다.

체육계 체벌 논란은 수년간 반복돼왔다. 철인 3종경기 선수였던 최숙현 선수가 2020년 감독과 팀 닥터의 폭언과 폭행에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개소했지만 ‘엘리트 체육’이라는 이름으로 체벌은 계속되고 있다. 스포츠윤리센터 관계자는 “손 감독 사례의 경우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를 나갈 수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지도자 자격, 선수 자격 등을 제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스포츠윤리센터는 방임 혐의로 신고된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의 징계를 문체부에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서울펜싱협회는 남현희를 제명했다. 서울펜싱협회에서 제명되면 대한펜싱협회에서도 제명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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