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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1700억 쏟았는데’… ‘퓨리오사’ 흥행 실패에 호주 난색

영화 제작비 절반 이상 세금으로 충당
막상 성적 저조… 손익분기점 못 미쳐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스틸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올해 상반기 최고 기대작이었던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퓨리오사)가 뜻밖의 흥행 부진을 기록하면서 막대한 세금을 지원한 호주 당국이 당혹감에 빠졌다.

세마포르, 닛케이아시아 등 외신은 16일 “‘퓨리오사’ 제작에 투입된 호주인들의 세금이 모두 1억8300만 호주달러(약 1693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약 3억3300만 호주달러(약 3082억원)로 추정되는 전체 제작비의 절반이 넘는 돈이다.


호주 퀸즐랜드 공과대학의 디지털 미디어 연구센터 교수 아만다 로츠는 “전체 제작비 중 영화사가 실제로 부담한 금액은 절반이 채 되지 않을 것”이라며 “제작비 절반을 호주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한 셈”이라고 말했다. 퓨리오사는 호주에서 제작된 영화 중 역대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이다.

호주 정부는 1970년대부터 해외 스튜디오와의 영화 공동 제작과 현지 로케이션 유치를 적극 장려해 왔다. 현지 촬영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할리우드를 비롯한 외화 작품이 호주 영화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호주 정부는 주로 영화 제작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세금 환급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미국 영화 제작사들의 촬영 유치를 유도해왔다.

로츠 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퓨리오사’ 제작사 워너브러더스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영화산업진흥기구 ‘스크린 NSW’로부터 최소 5000만 호주달러를 수령했다. 호주 연방정부로부터는 현지 촬영 중 지출한 비용의 40%를 환급해주는 조세감면제도를 통해 1억3300만 호주달러를 돌려받았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스틸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스크린 NSW 측은 “호주 조세법의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제작사에 주어진 정확한 감세 규모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제는 호주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고 제작된 블록버스터 영화가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는 사실이다. 이달 첫째 주 기준 ‘퓨리오사’의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성적은 1억1490만 달러(약 1597억)로 손익분기점인 4억 달러(약 5560억)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로츠 교수는 “현재 호주 당국은 세금 환급 혜택에 상한선을 두지 않고 있다”며 “제작사의 규모와 사정을 따지지 않고 모든 스튜디오에 무분별한 지원을 약속하면 할리우드의 거대 제작사들만 이득을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주의 소규모 제작사들은 할리우드와의 경쟁에서 밀려 호주만의 이야기를 전달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반되는 견해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중요한 건 호주 정부가 지급한 보조금 대부분이 (퓨리오사 제작 과정에서) 뉴사우스웨일스주 지역 경제로 환원됐다는 것” “제작 과정에서 조지 밀러 감독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출소자들을 고용하는 등 지역 사회를 위한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같은 의견이 올라왔다. “전 세계 매드맥스 팬들은 이번 작품을 보고 호주 관광을 결심할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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