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차 오물 풍선을 살포한 가운데 낙하한 풍선 뭉치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을 키웠다. 군 관련 제보를 다루는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오물 풍선에서 신경작용제가 나왔다’는 식의 주장이 빠르게 퍼졌다가 군 당국에 의해 가짜뉴스로 확인되기도 했다.
10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58분쯤 인천 강화군 하점면 일대에 떨어진 오물 풍선 폐지 뭉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풍선이 터져 쏟아진 폐지 조각에 불이 붙어 있는 상태였다. 소방 당국은 풍선 내 폭발물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불이 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전날에는 북한과 인접한 수도권을 넘어 부산까지 오물 풍선 낙하를 경고하는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부산까지 오물 풍선 낙하 가능성이 예고된 건 처음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부산에서 발견 신고가 접수된 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북부에서는 이날 오전 5시 기준 북한의 3·4차 오물 풍선 살포 관련 신고 건수가 64건에 이른다.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총 1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하남시 신장동 아파트 단지 등 주택가나 수원 10전투비행단 등 군부대 인근에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인천에서는 전날 남동구 구월동의 한 유치원 정문에서 오물 풍선이 발견됐다.
서울 지하철 차량기지 곳곳에서도 오물 풍선에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돼 우려를 낳았다. 이경숙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일 지하철 7호선 천왕차량기지, 2호선 군자차량기지, 서울교통공사 교육문화센터 용답구 어린이집 등 3곳에서 오물 풍선으로 인한 쓰레기가 발견됐다. 이 시의원은 “운행 중인 도시철도와 광역전철 위로 떨어지거나 선로에 낙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오물 풍선에서 신경작용제가 나왔다는 가짜뉴스가 빠르게 퍼졌다. 군 관련 제보 커뮤니티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전날 “오물 풍선에 신경작용제가 나왔다는 제보 내용이 있어 확인 중이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이 화생방 위협을 탐지하는 과정에서 매연 등 주변 환경으로 인한 1차 오탐지가 발생해 2차 추가 탐지를 했고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초기 상황이 실무진 전파 과정에서 ‘신경작용제’라는 용어가 사용됐는데 이 내용이 (잘못) 제보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애초의 제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황이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후 9시40분부터 이날 오전 8시30분까지 오물 풍선 310여개를 살포했다. 지난 8~9일 330여개의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띄워 보낸 지 하루 만이다. 합참은 오물 풍선을 분석한 결과 폐지·비닐 등 쓰레기가 담겨있으며 안전 위해 물질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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