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톡]“‘알바’가 좋다고? 교회서 존중받고 싶어요”

“신학도들은 교회에서 소통하며 사역하길 원한다”
교육전도사 구직난 해법 위해 교계 머리 맞대야

젊은 목회자들이 선임 목회자에게 꾸중을 듣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주요 신학대 홈페이지의 ‘청빙 게시판’에 들어가면 어느 때나 ‘교육전도사를 모신다’는 공고를 볼 수 있습니다. 제때 청빙을 못해 게시물을 다시 올리는 ‘끌어올림’ 게시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연말에 교육전도사와 부목사 등을 청빙하는 걸 고려하면 이 같은 수시 공고는 꽤 낯선 모습이지만 이미 10여년 전부터 일반적인 일이 됐습니다. 시기를 가리지 않고 교육전도사 청빙 광고가 올라온다는 건 교육전도사 이동이 잦다는 걸 보여줍니다.

사실 교회마다 교육전도사 모시는 게 큰 숙제라고 합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교회들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 총회 산하 신학대학원만 11개에 달할 정도인데 대체 왜 교육전도사를 만나기 어려운지 의아할 뿐입니다.

교회에서는 “MZ세대 신학도들이 목회자 소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교육전도사 보다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알바’를 선호한다는 볼멘소리도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 현장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죠.

한 신학대 홈페이지의 '청빙게시판'에 수시로 올라오는 '교육전도사 청빙' 광고 모습.

하지만 이런 이유가 전부일까요.

지난 23일 ‘공적신학과교회연구소’(소장 성석환 교수)가 ‘한국교회, 공정을 말한다’를 주제로 공개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교회 안의 여러 ‘불공정’ 사례를 개선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이라고 소개한 A씨는 “교육전도사들이 좋은 조건만 찾는다거나 알바가 편하다거나 더 많이 벌 수 있어서 사임한다는 지적과 비난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러면서 “목회자 훈련생인 교육전도사의 업무가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 진행돼야 하고 예상하지 못한 업무 지시는 명령이 아니라 요청해 주셨으면 한다”면서 “교육전도사들이 거절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여러 명령이 이어지면 결국 사명은 사라지고 헌신도 어려워지게 된다”고 토로했습니다.

불합리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다른 길’을 찾게 된다는 게 MZ신학도의 하소연이었습니다.

그의 말에는 주목 할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교회에 양방향 소통 대신 일방통행식 명령이 만연해 있는 건 아닌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기성세대 목회자들은 분명 이런 환경 속에서 훈련받은 뒤 현재 교회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가 낯익을 수는 있지만 시대가 변했습니다.

이날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례비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세미나에 참여했던 김주용 연동교회 목사도 “부교역자 사례비도 10여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교육전도사를 모시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 교계가 나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원활한 소통’에 관심을 가지는데 아직 교회에만 상명하복 문화가 남아 있는 건 아닐까요.

‘순종은 미덕’입니다. 이건 사실 교회 안의 오랜 전통이고 앞으로도 이어가야 할 문화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교육전도사만, 혹은 부목사만 해야 하는 순종이어서는 안 됩니다. 담임목사부터 장로들로 이어지는 ‘내리 순종’의 문화가 확산해야 진정한 미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건 아닐까요.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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