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을 목적으로 여성을 뒤따라가 집에 침입하고 범행을 말리던 남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영구 장애를 입힌 20대 남성 A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27년형을 선고 받았다. 원심에서 내려진 징역 50년에 비해 대폭 감형됐다.
대구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정성욱)는 23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29)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배달원 복장을 하고 대구 북구 복현동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 B씨를 뒤따라 원룸에 침입해 흉기로 위협하며 B씨를 성폭행하려하고 이를 말리던 B씨의 지인 남성 C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0년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사단계에서부터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강간범행이 제지당하자 피해자들의 체포를 피해 건물 복도로 도망하면서 피해 남성과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강간살인미수 범행에 이른 점, 피해 남성에 대한 살인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항소심 심리결과 피해자들의 후유증이 미약하나마 호전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피해 남성을 위하여 1억원을 형사공탁한 점, 피고인에게 이종 벌금형 전과 1회 외에는 전과가 없는 점, 검사의 제1심 구형 의견 및 유사 사건에서의 양형사례 등에 비춰볼 때 원심이 피고인에게 유기징역형을 가중한 법정 최상한인 징역 50년을 선고한 것은 너무 무겁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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