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뒤 음주 인정한 김호중 “조사 끝나고 돌아오겠다”

입력 : 2024-05-20 04:53/수정 : 2024-05-20 10:22
가수 김호중(왼쪽)이 음주운전을 인정하며 팬카페에 남긴 글. 김호중 팬카페 캡처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가수 김호중(33)이 사고 열흘 만에 결국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전석 매진’을 기록한 콘서트를 강행한 뒤에야 잘못을 인정한 그를 두고 진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김호중은 19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콘서트를 마친 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저는 음주운전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팬카페에도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겼다. 김호중은 “이번 일에 대해 우리 아리스(팬덤명) 식구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며 “저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인해 이렇게 많은 식구들이 아파한다는 걸 꼭 굳이 직접 겪지 않아도 알아야 어른의 모습인데 참으로 어리석한 저의 모습이 너무나도 싫다”고 말했다.

또 “죄지은 사람이 말이 길면 뭐하겠습니까”라며 “조사가 끝나고 모든 결과가 나오면 이곳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 우리 식구들의 꿈을 저버리지 않으려면 열심히 사는 것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가 열리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 입구에 팬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김호중은 지난 18~19일 창원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콘서트를 진행했다. 앞서 음주운전 정황이 속속 드러나며 콘서트 강행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으나, 소속사 측은 “팬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수차례 언론을 통해 “절대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했다.

그동안 김호중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침묵’을 택했다. 그사이 팬덤에서는 김호중을 두둔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팬카페에는 “진위 확인 안 된, 부정적인 기사에 반응하지 말자”는 공지사항이 올라왔고, 팬들도 연달아 “가수님 응원한다” “조용히 기다리자” 등의 글을 남겼다.

김호중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며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는 팬들도 등장했다. 결국 창원 공연은 이틀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공연이 열린 창원스포츠파크는 5891석으로, 공연료는 VIP석(23만원)과 R석(21만원)으로 나뉘어 책정됐다. 다만 현장을 찾은 실제 관객수는 다소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에는 “예매를 취소하고 싶은데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김호중이 음주운전을 인정하며 팬카페에 남긴 글에 달린 팬들의 댓글. 김호중 팬카페 캡처

다음 날 1~2일로 예정된 경북 김천 콘서트는 여전히 전석 매진된 상태다. 20일 오전 4시35분 기준 티켓 예매사이트에 따르면 해당 공연의 VIP석과 R석 모두 잔여 좌석이 없어 예매가 불가능하다.

김호중이 음주운전을 인정하며 팬카페에 남긴 글에도 “진실되게 지금이라도 말해 주어서 다행이다. 이런 모습이 진정 김호중의 모습” “세상의 비난과 비아냥 견뎌내고, 받을 벌 있으면 달게 받고 떳떳이 다시 일어나면 된다” 등 응원 댓글이 달리고 있다. 반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음주운전을 하고도 콘서트를 했다니” “사과문이 맞나” 등의 비난 댓글이 게시됐다.

사고 당일인 지난 9일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운전 차량에 타는 김호중. 김호중은 유흥주점에서 제공하는 대리운전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가 자신의 차를 몰고 나와 운전하던 중 사고를 냈다. 채널A 보도화면 캡처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후 미조치)를 받는다. 사고 3시간 뒤 김호중의 매니저가 경찰을 찾아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자수했으나, 경찰은 실제 운전자가 김호중인 것으로 확인했다.

김호중은 사고 직후 귀가하지 않고 경기도의 한 호텔로 갔다가 17시간 뒤인 다음 날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출석해 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호중은 사고 당일 강남의 한 스크린 골프장에서 소속사 대표와 래퍼 출신 유명 가수 등 4명과 머무르며 맥주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유명 개그맨과 저녁 식사를 하러 들른 인근 식당에서도 소주 7병과 맥주 3병을 마셨고, 집에서 400여m 떨어진 유흥주점에 들렀다가 집으로 귀가 후 차를 몰고 나와 운전하던 중 사고를 냈다.

경찰은 김호중과 소속사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는 등 조직적으로 사건 은폐에 가담한 데다 도주 우려도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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