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유혹’ 탈북민 재소자 느는데... “새 출발 돕는 손길 절실”

북기총 탈북민 교정 사역 진행
같은 탈북민 상처 보듬으며 새 삶 도와
“출소 후 갈 곳 없는 이들 쉼터 있었으면”



충북 청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탈북민 이민형(가명·39)씨는 13살 때 홀로 한국에 왔다.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이씨는 자신을 조선족인 줄 알고 바가지요금을 씌우려던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어 폭력을 행사했고 실형을 받았다. 그는 출소가 마냥 기다려지지만은 않는다고 한다. 교도소를 나와도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씨의 사정을 전한 이는 북한기독교총연합회(북기총·회장 정형신 목사)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강오 북부중앙교회 목사다. 18일 서울 노원구 교회에서 만난 그는 “탈북민 재소자 중 혼자 한국에 왔거나 기댈 곳이 없는 이들은 출소 후 계획이 막막한 상황”이라며 “그렇게 되면 재범률도 높아지기에 탈북민 재소자들을 위한 지속적인 교정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탈북민 사역을 하는 목회자들이 모인 북기총은 법무부 요청으로 올해 초부터 탈북민 재소자 교정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탈북민 재소자는 166명이다. 2018년부터 꾸준히 늘다가 주춤했다. 이중 마약으로 교도소에 들어온 이들이 가장 많다. 치료 약이 없어 마약 사용이 활발한 북한 생활에 익숙해 몸이 아프면 마약을 찾는 탈북민이 많다고 한다. 교도소에 수감 중인 서영철(가명)씨는 한국으로 치면 고위 공무원까지 역임했으나 무릎 수술 이후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마약에 손을 댄 경우다.

이들이 출소해도 새 삶을 찾기가 어려운 것은 출소 후 갈 곳도 이들을 도울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지난 2월 원주교도소에서 출소한 탈북민을 만났는데 집이 없다고 하더라. 수도권에 머물던 사람을 하는 수 없이 전주에 있는 쉼터로 연결해줬다”며 “낯선 곳에서 적응을 잘할까 걱정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금 연락이 끊겨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강오(가운데) 목사와 김구일(오른쪽) 집사 등이 지난 15일 충북 청주교도소에서 탈북민 재소자를 면담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 목사 제공


북기총 교정사역은 탈북민이 서로를 돕는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북한과 다른 한국 실정법이나 탈북 후 겪는 외로움과 어려움 등을 가장 잘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 김 목사와 함께 재소자를 만난 탈북민 김구일 집사는 “우리가 가니까 재소자가 ‘이제 여기(교도소)서 나를 다르게 볼 겁니다’라고 했다. 그동안 찾아오거나 관심 가진 사람이 없었던 것”이라며 “혹시 무시라도 당한 건 아닌지 마음이 아팠다. 앞으로도 종종 방문해 앞으로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기총은 탈북민 재소자들에게 보관금(영치금)을 보내고 편지를 주고받으며 이들의 자립을 도울 예정이다. 그러나 탈북민교회도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사역이 쉽지만은 않다. 김 목사는 “탈북민 출소자들이 기반을 다질 때까지 머물 수 있는 작은 쉼터가 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하나님 안에서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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