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5조 팔아치운 ‘에루샤디’…기부금 0원은 어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디올 감사보고서 공개
해외 본사 배당금 7851억원 달해
가격 인상 이어질 듯

16일 서울 시내 한 샤넬 매장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국내 진출한 4대 명품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이 5조원을 돌파했다. 이들 회사는 불황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역대급 매출을 올렸고, 해외 본사에 지급하는 배당금도 늘렸다. 반면 국내 사회 공헌에 대한 기여도를 확인할 수 있는 기부금은 전년보다 줄였거나 ‘제로’(0)를 고수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샤넬·루이비통·디올·에르메스의 국내 법인은 지난해 5조19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4대 명품 한국 법인의 연매출이 5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데믹 후 보복 소비가 이어졌던 2021~2022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성장세는 주춤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1065억원으로, 전년보다는 19% 감소했지만 2020년(5391억원), 2021년(9328억원)과 비교하면 양호한 실적을 냈다. 해외 본사 등으로 향한 배당금은 7851억원으로, 매출의 15%에 달했다.

샤넬코리아는 1조7038억원의 매출을 내면서 루이비통코리아를 제치고 매출 선두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2·5월 가방 제품 가격을 인상한 효과로 풀이된다. 2022년에도 네 차례에 걸쳐 주요 제품 가격을 3~17% 인상하면서 2021년 대비 매출이 30% 뛰었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기부금으로 전년 대비 약 30%가량 증가한 13억106만원을 집행했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456억원으로 전년(9295억원) 대비 12.5% 증가했다. 디올은 루이비통과 샤넬에 이어 세 번째로 명품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부금은 1920만원에 그쳐 ‘가방 1개 가격’ 수준이라는 비아냥을 샀다.

에르메스코리아는 매출은 7972억원, 영업이익은 2357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3%, 12% 늘었다. 배당액은 2022년 750억원에서 지난해 1450억원으로 배 넘게 늘렸다.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해 전년(5억6117만원) 대비 1.4% 줄어든 5억5319억원의 기부금을 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1조6511억원으로 전년(1조6923억원) 대비 줄면서 4대 명품 중 유일하게 역신장했다. 영업이익도 4177억원에서 2867억원으로 급감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차례도 기부금을 내지 않고 있다.

16일 서울 시내 한 샤넬 매장 앞. 뉴시스

올해도 환율 등을 이유로 각 본사에서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샤넬은 올초 주얼리와 시계 제품 가격을 4~5% 인상했고, 에르메스도 일부 신발과 가방 가격을 10%가량 올렸다. 디올은 지난 1월 고가 라인의 귀걸이·팔찌·반지 등의 가격을 10%대 인상했으며, 루이비통은 지난 2월 일부 가방 제품의 가격을 5% 안팎으로 올렸다.

가격 인상에도 수요는 유지될 전망이다. 명품 판매가 백화점 매출을 대폭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는 만큼 국내 주요 점포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 관계자는 “봄 시즌 결혼 혼수 수요가 증가하고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가격 인상이 더 있을 수 있다”며 “가격 인상으로 희소성을 높여 판매 증가를 노리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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