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0 총선에 출마한 지역구 후보자 696명 중 ‘기후 공약’을 제시한 비율은 2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기후위기 문제를 핵심 의제에 포함했지만, 지역구 후보자 공약은 대부분 지역 개발 의제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정치바람 등 국내 16개 기후·시민단체는 전국 254개 선거구에 출마한 지역구 후보자 696명의 공약집을 전수조사한 결과, 168명(24.1%)이 기후 공약을 제시했다고 4일 밝혔다.
기후공약 후보의 비율이 가장 많은 정당은 녹색정의당(100%)이었다. 진보당(48%) 더불어민주당(39%) 국민의힘(15%) 새로운미래(14%)가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 41명, 서울 31명 순으로 많았다.
단체는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기후위기 대응 조직·예산 등과 관련된 내용을 기후 공약으로 분류했다. 정당의 기후 공약을 그대로 실은 사례도 인정했다.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은 상당수 교통패스(84명) 정책이었고 RE100(51명), 태양광(16명), 탄소세(12명), 풍력(9명), 재활용(4명) 등으로 나타났다.
단체는 “식량, 먹거리, 기후위기에 따른 농업 정책은 부족했다”며 “빈약한 기후 공약에 비해 온실가스 다배출 사업이나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개발 공약은 세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 후보 181명은 철도·도로 지하화, 196명은 그린벨트·상수원·고밀도 개발 완화, 342명은 주차장 확대 공약을 제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항 건설 공약을 제시한 후보도 47명이었다.
기후위기경기비상행동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약이 지역 현안에 치중돼 있어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인지, 국회의원 선거인지 모호하다”며 “유권자가 공약을 검증할 수 있는 시간도 촉박해 민원성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 청년모임 빅웨이브 관계자도 “북한산, 도봉산 케이블카 공약까지 있다”며 “기후 공약이 적은 것도 문제지만 불필요한 개발 사업 남발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