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N역’ 예비 목회자들의 ‘공기’가 되다

[위기의 신학교는 지금] <하> 신대원 학우회의 활로 모색… 영적 재충전 제공, 사역정보 공유하는 사역들

입력 : 2024-02-29 11:18/수정 : 2024-03-07 09:32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목회 환경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열악해졌다. 책 ‘한국교회 트렌드 2024’는 향후 5년 이내에 없어질 교회가 무려 20%나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르심을 받아 목회 현장에 나설 채비를 하는 예비 목회자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각 신학대학원은 예비 목회자에게 영적 재무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목회 환경을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사격’을 하고 있다.

목회 환경이 치열해졌다는 것은 오히려 목회자들이 역설적으로 하나님께 의지해야 하는 깊은 영성의 시대가 도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각 신대원 원우회는 경건 회복과 연합을 도모하는 일에 중점을 둔다.

총신대 신대원 원우회는 지난해부터 ‘논스톱 기도회’를 열고 있다. 하루 동안 아침부터 저녁까지 설교자들의 메시지를 세 번 듣고 기도하는 그야말로 ‘예배로 충전’되는 시간이다. 지난해 10월 총신대 백주년기념예배당에서 진행된 논스톱 기도회에 300여명 원우들이 참여했다.

총신대 신대원 원우회가 지난해 개최한 '논스톱 기도회' 장면. 원우회 제공

최두진 원우회장은 2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원우회는 기도회뿐 아니라 사역·선교 박람회를 진행해 사역 정보를 공유하고 신학기에는 체육대회를 진행해 일상에 지친 원우들에게 충전의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체육대회를 주최하는 총신대 신대원 원우회원들 모습. 원우회 제공

백석대 신대원 원우회는 지난 14일부터 2주간 신입생을 대상으로 성경통독 프로그램 중심의 ‘영성 수련회’를 진행했다. 오는 5월 ‘진리 축제’를 열어 영적 교제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장로회신학대신대원 허브학우회도 영적 연합을 위한 기도회를 주도적으로 펼친다. 지난해부터 매주 한 차례씩 허브학우회 등 7~8개 동아리 회원들이 연합해 기도하는 ‘장신 한마음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허브학우회 예배국 이혜린 전도사는 “올해 기도회에 4명의 담당 교수가 배정된다”며 “기도회가 허브학우회를 넘어 학교 전통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목회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진로를 탐색하도록 돕는 ‘사하라 세미나’도 진행한다. 허브학우회장 전정민 전도사는 “‘전도사-부목사-담임목사’라는 일률적 체계에서 벗어나 여러 진로를 위한 커리큘럼 변화가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합동신학대학원 원우회 사진. 신기영 원우회장 제공

합동신학대학원신대원도 자신의 정체성이나 미래를 고민하는 신대원생들을 위해 교수들이 언제든 상담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놨다.

졸업식이 열린 감리교신학대학교 풍경. 최하은 인턴기자

신대원생 가운데 학업과 사역을 병행하다 보니 경제적 위기에 몰린 이들이 적지 않다. 감신대 신대원 총학생회장 임현진 전도사는 “일용직에 종사하거나 물류센터에서 일하며 공부의 끈을 놓지 않는 원우들을 보면 안타깝다. 전도사의 경우 일찍 가정을 이룬 경우도 많으므로 사역과 학업, 가장의 무게까지 지는 셈”이라며 신대원생들의 삼중고를 언급했다.
감리교신학대학교 게시판에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포스터가 붙어 있다. 최하은 인턴기자

감신대 신대원 학생회는 사역과의 병행으로 수업 내용을 어려워하는 원우들을 위해 연합학술제를 계획하고 있다. 임 전도사는 “2학기에 한 가지 주제를 놓고 학교 내 9개 단체가 모여 토의하는 연합학술제를 연다”며 “토론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 대해 배우고 원우들이 학업에 더 증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서울신학대학원 원우회 사진. 오준호 원우회장 제공

서울신학대는 교단 지방회와 교회, 개인 성도를 신학생과 일대일로 연결해 등록금을 지원하는 ‘성결 미래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로 각 학년의 절반 가까이 혜택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전액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장학금 제도가 있다.

한국교회와 신학교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그럼에도’ 소명의 길을 선택한 예비 목회자들이 있다. 정성진 거룩한빛광성교회 원로목사는 “한국교회의 위기 속에서 목회를 도전하는 이들은 배고픔을 각오하고 목회를 준비해야 한다”면서도 “이를 각오하고 들어온 이들이 있기에 한국교회는 종교개혁과 같은 새로운 기회를 마주할 수 있다”고 희망했다.

김아영 기자, 박윤서 김수연 최하은 서지영 인턴기자 singfory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문서선교 후원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