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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쓰레기소각장 수렁에 빠지나…재공모 이후 반대 움직임

유치경쟁 홍보에만 열중
재공모 직후 반발 여전해.

입력 : 2024-02-28 15:38/수정 : 2024-02-28 15:43

광주 쓰레기소각장 건립사업이 첫 단계부터 실타래처럼 꼬이고 있다. 이례적 유치경쟁으로 관심을 끌었던 공모가 무산된 데 이어 입주 후보지 주민들의 반발 움직임이 재현될 조짐이다.

28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자원회수시설(쓰레기소각장) 입지 후보지 재공모 결과 5개 자치구 가운데 옛 도심 동구를 제외한 4개 자치구에서 총 7곳이 유치 신청서를 접수했다. 서구 1곳과 남·북·광산구 2곳씩이다.

시는 이들 입지 후보지에 대해 주민동의 요건과 기준 면적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주민대표 등이 참여한 입지선정위원회 심의를 다시 거쳐 타당성 조사와 전략 환경영향평가 등 선정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는다는 방침이다.

재공모는 지난해 4월 첫 공모 때 유치신청서를 제출한 입지 후보지들이 최소한 응모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뤄졌다.

주민대표와 전문가 각 5명, 시의원 2명, 공무원 2명 등 14명으로 구성된 입지선정위는 당초 6곳의 후보지가 한결같이 ‘부지 경계로부터 300m이내 주민등록상 세대주 50%이상 동의’라는 규정을 지키지 않아 ‘부적합’을 의결하고 재공모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지역 거주 세대주의 동의서 제출이 허술하게 이뤄지거나 절반 수준을 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표적 님비(NIMBY) 시설로 꼽히던 쓰레기소각장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혐오시설’에서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편익시설’로 전환됐다는 시의 자체 평가가 섣부른 것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시 시는 기피시설로 오랫동안 여겨진 쓰레기소각장 유치 신청이 각 자치구에서 잇따르고 있다며 응모 요건 검증에는 소홀한 채 오로지 홍보에만 열을 올렸다. 지상에 수영장 등 주민친화 시설을 갖추고 지하에 최첨단 소각장을 설치하는 주민친화형 랜드마크 소각시설을 차질없이 설치하겠다고 수차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각 자치구 등이 기본적 주민동의 절차조차 형식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드러나 우여곡절 끝에 재공모를 하게 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문제는 7곳이 응모한 재공모 직후에도 같은 이유를 내세운 주민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유력 후보지인 본량동 주민들로 구성된 ’본량 쓰레기소각장반대주민대책위’는 지난 24일 본량동 행정복지센터 마당에서 출범식을 갖고 시가 타당성 조사계획 고시에 앞서 주민여론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수의 추진위가 전체 주민의 의견인 것처럼 여론을 왜곡하고 유치 신청서를 무분별하게 접수했다”며 “메타세콰이어길과 동천 등 아름다운 본량의 자연생태를 쓰레기소각장으로 내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뿐 아니다. 본량을 제외한 나머지 6곳의 입지 후보지 주민들도 “재공모에 응한 사실을 몰랐다”, “예산지원 혜택을 대폭 늘려주면 유치를 고려해볼 수 있다”며 대부분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는 2016년 12월 상무소각장 폐쇄 이후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쓰레기소각장이 없는 곳이다. 시는 정부의 2030년 직매립 금지조치에 대비해 하루 생활폐기물 650t 소각처리 용량을 갖춘 최소 6만6000㎡ 면적의 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늦어도 2029년 말까지 소각시설을 완공해 이듬해 초에는 가동에 들어가야할 상황이다.

시는 소각장 입지가 최종 선정되면 주변 지역에 600억~800억원을 투입해 다양한 주민 편익시설을 만들고 숙원사업 추진비 300억원과 해당 자치구 교부금 200억원 등을 특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뜻하지 않게 재공모 절차까지 진행하게 된 만큼 주민열람 절차 등 향후 소각장 조성사업에는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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