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 나섰던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교수협의회장 동반 사퇴

사태 해결 논의 어렵다고 판단한 듯
정부, 대표성 갖춘 단체와 협상 뜻

정진행 서울대의대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전공의들과 긴급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학대학 입학정원 증원 발표 이후 전공의들의 집단 반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중재하고자 나섰던 정진행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종일 서울의대 교수협의회장이 나란히 사퇴를 선언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에 따르면 정 비대위원장과 김 회장은 26일 “전공의와 학생들을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동반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비대위 측은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 정책 추진을 멈추고,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하면 세부적인 증원 절차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대위는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을 복귀시키려면 협박이나 강제가 아닌 설득이 필요하다”며 정부 측에 교수들과의 소통을 촉구했다. 이어 “전공의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제자들에 대한 정부의 조치가 법률적으로 부당할 경우 우리도 사법적 위험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 비대위원장과 김 회장은 정부의 엄정 대처 기조에 변화가 없고 향후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가 어렵다고 판단해 사퇴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가 무슨 자격으로 협상을 하느냐”며 협상 자격에 문제제기를 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오는 29일까지 현장 복귀를 요구한다”며 “미복귀자에 대해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사법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정부는 의료공백 사태 해결을 위해 전공의와 정부 간 중재에 나선 의대 교수들과의 대화는 가능하지만, 대표성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대 증원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이해당사자이자 대학병원의 핵심인력인 전공의들이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러 차례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자세가 돼 있다는 메시지는 분명히 드렸지만 대표성이 있느냐”면서 “의료계에서 전체 의견을 대표할 수 있도록 대표성을 갖춰 대화 테이블에 나와주신다면 훨씬 효율적인 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