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소속 F-16 전투기가 31일 비행 중 충남 서산 앞 서해상에 추락했다.
조종사는 추락 직전 비상탈출한 뒤 해상에서 구조돼 의료시설로 이송됐다. 주한미군 F-16 추락 사고는 지난해 5월 이후로 3번째다.
주한미군과 해경 등에 따르면 미 7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F-16 전투기는 이날 군산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비행 중이던 오전 8시41분쯤 긴급상황 발생으로 조종사가 비상 탈출했다.
조종사는 오전 9시30분쯤 한국 공군과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구조 당시 의식이 있는 상태였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해역 인근에 대형 민간 선박이 있었지만, 조종사 구조가 여의찮아 공군 제6탐색구조비행전대 소속 블랙호크(UH-60) 헬기 2대가 긴급 출동했다. 항공구조사가 바다에 뛰어들어 조종사를 구조용 로프로 묶은 뒤 헬기로 끌어올려 주한미군이 운영하는 의료시설로 이송했다.
제8전투비행단 단장인 매슈 C. 캣키 대령은 “우리 조종사를 신속하게 구조해주신 모든 동료와 대한민국 구조대원들께 매우 감사드린다”며 “저희는 항공기의 수색 구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전투기가 추락한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주한미군은 “철저한 안전사고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비행 중 긴급상황이 발생한 원인은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 소속 F-16 전투기는 최근 8개월 간 3번이나 추락 사고를 냈다.
지난해 5월 6일 주한미군 F-16 전투기 1대가 경기도 평택에 있는 농지 인근에 추락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 당시 현장 영상을 보면 추락한 전투기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산산조각으로 파손됐다. 같은 해 12월 11일에는 군산 공군기지를 이륙한 F-16 1대가 서해에 추락했다.
이후 50여일 만인 이날 F-16 추락 사고가 다시 발생한 것이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5월과 12월에 발생한 추락 사고의 원인도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에 군산 지역 시민단체는 지난해 12월 사고 직후 “미 공군 전투기는 하루에도 수십 차례 비행 훈련을 하면서 군산 시내를 관통한다. 인구 밀집 지역으로 추락할 경우 엄청난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며 미군 측에 F-16 전투기 비행훈련 중단과 사고 원인 공개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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