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을 교회에 재운 일로 기소된 미국 목사가 시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브라이언시의 크리스 아벨 목사가 시당국과 시장, 경찰서장, 소방서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미국 NBC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아벨 목사는 ‘아버지의집(Dad's House)’ 교회에 노숙인을 묵게 한 사역을 시당국이 막은 것이 수정헌법 제1조와 제14조 등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아벨 목사는 지난 21일 설교에서 “도시 바깥에 24시간 내내 운영되는 노숙인 쉼터를 지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도시 안에서 24시간 내내 머물 수 있는 안식처를 지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교회는 “예수님의 사랑과 진리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를 원한다”는 성명을 밝히기도 했다. 아벨 목사는 시당국의 제재 경고에도 노숙인을 교회에서 내쫓지 않았다.
아버지의집교회는 교회 내 노숙인 시설이 18건의 위반을 했다는 처분을 최근 시로부터 받았다. 특히 노숙인을 교회 1층에 묵게 했다는 혐의로 형사 고발도 당했다. 소방 법규 위반 사항도 지적됐다.
아벨 목사는 이번 사태가 종교에 대한 차별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시 공무원들이 교회를 괴롭히고 있다”고도 했다. 소방 법규 위반 사항 등을 고치려고 노력했지만 시당국 계속 변경된 요구 사항을 제시한다고 반발했다. 반면 시당국은 제재 경고를 받고 바로잡을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음에도 아벨 목사가 이를 거부했다고 맞섰다.
사건의 발단은 아벨 목사가 5년 전 교회의 문을 24시간 내내 열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교회는 지난해 3월부터 연중무휴로 교회를 개방했다. 교회는 노숙인에게 머물 공간과 식사를 제공했다. 하루 평균 8명이 교회에서 지냈다고 한다. 교회는 ‘자신이나 다른 이에게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한 누구든지 머물 수 있으며, 누구에게도 떠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세웠다.
그러나 시당국은 지난해 5월 보도자료를 통해 이 교회에서 무단침입, 절도, 성폭력 등 부적절한 행위와 관련한 민원이 경찰서에 쇄도했다고 주장했다. 노숙인을 교회에 묵게 하는 행위가 ‘어떠한 건물의 1층도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시 조례에 어긋났다고 설명했다.
시당국은 지난해 11월 아벨 목사에게 10일 안에 교회의 24시간 운영과 숙박 행위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를 따르지 않으면 100~500달러(13만~67만원)의 벌금이나 6개월 이하의 징역형을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아벨 목사는 시당국에 교회가 적법한 절차로 노숙인 수용시설을 운영할 방법을 문의했지만, 부정적인 답변이 오거나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당국은 교회 건물 1층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해 달라는 아벨 목사의 요청에 대해 불가하다는 통보를 했다고 반박했다.
최하은 인턴기자 jonggy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