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세계에서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다만 태양전지 발전에는 문제가 생겨 달 탐사 임무에는 지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일(현지시간) 착륙 후 기자회견을 열고 “달 탐사선 ‘슬림’(SLIM)이 20일 0시쯤 달 상공 15㎞에서 강하를 시작해 약 20분 뒤 달 적도 부근 표면에 착륙했다”며 “탐사선의 소프트 랜딩(Soft landing·연착륙)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미국, 옛 소련,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하지만 전력 생산에는 문제가 생겼다. JAXA는 “슬림이 달 표면에 도달한 뒤 지구와 통신은 되지만 태양전지로 발전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슬림은 달 착륙 이후에는 태양전지로 발전하면서 특수 카메라로 달 표면 암석에 포함된 광물 종류 등을 측정하는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태양전지 발전에 문제가 생기면서 탑재된 배터리를 이용하고 있다. 탑재된 배터리의 경우 수명이 길지 않다.
JAXA 관계자는 “남은 배터리로 달 표면의 데이터를 얻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며 “배터리 이용으로 탐사 시간과 범위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슬림은 ‘달 저격수’로도 불린다.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착륙하는 ‘핀 포인트’ 착륙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지구에서 궤도를 결정해 달 표면에 착륙을 시켰다면, 슬림은 착륙선이 카메라로 달 표면을 관찰하며 스스로 적당한 착륙 지점을 찾는 방식이다. JAXA는 “슬림의 성공은 ‘할 수 있는 곳에 착륙’하는 시대에서 ‘원하는 곳에 착륙하는 시대’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슬림이 핀 포인트 착륙에 성공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약 1개월 정도의 데이터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슬림은 지난해 9월 7일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2A 로켓 47호기에 실려 발사됐다. 이어 지난달 25일 달 궤도에 진입한 뒤 이달 15일 착륙 준비에 들어갔다. 전날 달 상공 15㎞까지 고도를 낮춘 뒤 이날 0시쯤 달 표면으로 향해 강하를 시작해 약 20분 뒤 달 표면에 내렸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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