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조계의 양심’으로 평가받는 장핑 전 정법대 총장의 장례식에 수천명이 조문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 등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묘지에서 거행된 장핑의 장례식에는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도 정법대 교수와 동문, 법조인 등 각계각층의 조문객 수천명이 방문했다. 한 조문객은 중앙통신사에 “최소 2000명의 조문객이 몰렸다”며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강당에 입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주룽지 전 총리, 원자바오 전 총리, 장더장 전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등 여러 퇴임 지도자와 정치인들이 추모 화환을 보냈다.
현장에는 사복 경비원들이 배치되고 “사진 및 비디오 촬영 금지”라는 팻말이 걸렸으나,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장례식장의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이날 장례식에는 경찰이 일부 자유주의자들의 참석을 제한해 논란이 됐다. 중국 독립언론인 가오위는 “장례식에 참석하려던 일부 민주 활동가들이 경찰로부터 외출하지 말라는 경고 속에 감시를 받았다”며 “바바오산 묘지 입구와 인근 지하철역에는 경찰과 사복 경비원들이 배치돼 일부 사람들의 신분증을 검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장핑은 지난 19일 투병 끝에 93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그는 중국 민법·상법의 주요 창시자 중 한 명으로, 1988년 정법대 총장을 역임했다. 1989년 학생들의 민주화운동을 지지한 그는 그해 6·4 톈안먼 시위 유혈진압이 벌어지자 이듬해 사임했다. 그는 평소 “헌법에 따라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며 법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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