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을 배달받은 손님이 소스가 샜다는 이유로 치킨을 복도에 집어던지고 치킨집 사장에게 청소를 요구한 사연이 알려져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온라인에서는 커뮤니티 사이트 ‘보배드림’에 지난 28일 올라온 ‘배달하는데 이런 대우를 받을 정도의 일인지 일어봐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이목을 모았다.
자신을 배달대행사 팀장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배달 기사와 치킨 가게 사장님한테 벌어진 일이다. 배달 기사는 빌고 가게 사장님은 울었다. 이 정도로 우리가 잘못한 건가”라며 지난 26일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을 배달하다 겪은 일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배달 기사는 한 아파트에 치킨을 배달하면서 ‘문 앞에 두고 가라’는 요청사항에 따라 음식을 현관문 앞에 두고 나왔다. 이후 손님은 “치킨이 눕혀져서 소스가 바닥에 다 새서 왔다”면서 배달업체에 연락을 해왔다.
연락을 받은 배달 기사는 “음식 포장 용기 상 소스가 샌 게 눈으로 잘 식별되지 않고 배달통 안에 소스가 묻어있지 않아 몰랐다. 죄송하다”고 손님에게 곧바로 사과했다. 그러자 손님은 “음식 가지고 장난하냐”면서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치킨집 사장도 손님에게 연락을 취해 “죄송하다. 기사님이 빠른 배송을 하려다가 치킨 상자 엎어진 것 같다. 바로 가서 청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손님은 “미친”이라면서 “소비자 고발센터에 악덕 업주로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손님은 또 “도착하면 조용히 청소하고 (새로 만든) 치킨 제대로 놓아두고 사진 찍어서 보내라. 배달 기사 시키지 말고 직접 와서 청소하라”고 윽박을 질렀다. 치킨집 사장이 아파트 복도에 가보니 치킨이 널브러져 있고 소스가 바닥 곳곳에 묻은 상태였다.
치킨집 사장이 청소를 마치고 새 치킨까지 다시 배달해놓은 뒤 손님에게 ‘청소하고 나왔다’고 연락을 하자 손님은 “요즘 세상에 SNS 올리면 파급력 무서운데 양심껏 장사하라”고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A씨는 “배달 기사는 문 앞에 놓고 갔는데 손님은 우리가 이런(어지럽힌) 것처럼 얘기하고 청소하라더라”라며 “배달업체 사장이랑 가게 사장이 복도 청소까지 했다. 아무리 서비스업이라지만 자기들이 화나서 음식 집어던지고 청소하라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청소 다 하고 음식 다시 만들어서 문 앞에 갖다 놓고 끝까지 죄송하다면서 마무리하긴 했다”면서 “힘든 하루였다. 이게 맞나. 인생 살기 힘들다. 이런 대우를 받을 정도로 잘못한 거냐”고 하소연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손님의 행동이 상식 밖이자 명백한 갑질에 해당한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치킨 한마리 시키면서 이렇게 갑질을 하나” “문자 내용에서 인성이 보인다” “소스가 쏟아진 치킨을 받고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순 있지만 모욕하고 협박하는 건 선을 넘었다” 등 의견이 이어졌다. 치킨집 사장과 배달업체 측이 난감한 상황에 대응을 잘했다며 위로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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