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 이력서 거른다” 익명 글에 정부 실태조사 나선다

나흘간 약 2800건 신고 접수
대부분 ‘사실 확인 요청’ 제 3자 신고

기업 채용 과정에서 여대 출신을 거른다는 내용의 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에 한 기업 채용 실무자가 “여대 출신 이력서는 거른다”고 언급해 논란이 된 기업에 대해 정부가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특정 기업에서 여대 출신 구직자에게 채용상 불이익을 주는 관행이 있다는 신고가 익명신고센터를 통해 나흘간 약 2800건 접수됐다고 29일 밝혔다. 고용부는 익명신고 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곧바로 실태조사 등에 착수할 방침이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남성혐오(남혐)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부동산 신탁을 주요 업무로 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네티즌 A씨는 지난 2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페미(페미니스트) 때문에 여자들 더 손해보는 거 같은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일단 우리 부서만 해도 이력서 올라오면 여대는 다 걸러버린다”며 “내가 실무자라서 서류평가를 하는데 여자라고 무조건 떨어뜨리는 건 아니지만 여대 나왔으면 그냥 자소서 안 읽고 불합(불합격) 처리한다”고 적었다. 이어 “이번에 넥슨 사태 보니 게임회사도 이제 여자 거르는 팀들이 생겨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업 채용 과정에서 여대 출신을 거른다는 내용의 댓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이 글에 또 다른 네티즌 B씨도 “안타깝지만 우리 회사도 그렇고 아는 애들 회사도 여대면 거르는 팀이 많다”고 댓글을 남겼다. B씨가 속한 곳은 대기업 물류 업무를 전담하는 계열사였다.

해당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져나가며 여성혐오(여혐)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고용부에 신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실제 고용부 익명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 대부분은 불이익을 겪은 당사자가 아니라 블라인드 게시글을 보고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제3자의 신고라고 한다.

고용부 실태조사 대상 사업장은 이 부동산 신탁회사와 댓글 등에서 비슷한 의혹이 제기된 2곳 등 총 3곳이다.

‘남녀고용 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사업주가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사업장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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