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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노인 접어든 66세 절반 이상 “부적절 약물 1개 이상 복용”

보의연, 66세 생애전환기 검진자 330여만명 약물 복용 행태 분석

3명 중 1명은 5개 이상 약물을 90일 이상 복용

국민일보DB

갓 노인 연령에 접어든 66세 성인 3명 가운데 1명은 5개 이상의 약물을 한 해에 3개월 이상 복용하고, 2명 중 1명은 1개 이상의 잠재적 노인 부적절 약물을 먹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적절 약물 복용 시 향후 장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노인 자신은 물론 의료진, 정부의 노인 다약제 복용에 대한 인식 개선 노력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의연)은 지난 25일 2023년 대한노인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66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을 대상으로 다약제와 잠재적 노인 부적절 약제(Potentially Inappropriate Medication) 복용 현황 및 건강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노인 부적절 약제는 노인 환자에게 썼을 때 임상적 위험(risk)이 이익(benefit)보다 커져 주의가 필요한 의약품을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만성질환의 개수가 늘기 때문에 더 많은 약을 먹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불필요한 약물이나 노인 부적절 약물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

처방되는 약물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생리적 노화, 약물 간 상호작용, 약물과 질병과의 상호작용 등으로 약에 의한 이익보다 위해가 더 커질 가능성과 함께 노인에게 사용을 지양해야 하는 약물의 처방 빈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의 약물 처방 패턴을 파악하고 안전한 약물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수행된 이번 연구에는 분당서울대병원 김선욱 교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윤지은 부연구위원, 서울아산병원 정희원·백지연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팀은 2012~2021년 10년 동안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인구 약 330만명의 약물 처방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21년 66세가 되어 노인 연령에 갓 접어든 ‘젊은 노인’ 중 35.4%가 5개 이상의 약물을 한 해 90일 이상 복용하고 있었다. 8.8%는 10개 이상의 약물을 동시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53.7%는 1종 이상의 노인 부적절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1인당 평균 2.4개를 복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상자 특성별로는 대도시(광역시)보다 소도시(군·구)에 거주하는 사람, 건강보험에 비해 의료급여 대상자, 동반질환이 많고 입원 또는 응급실 방문이 많거나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사람들에서 약물 개수와 부적절 약물 처방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부적절 약물을 복용 중인 66세 인구는 2012년 약 13만8000명에서 2021년 24만8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5종 이상의 다약제를 복용하는 사람도 2012년 8만명(66세 인구의 32%)에서 2021년 16만명(66세 인구의 35.4%)으로 배 이상 빠르게 늘었다.

2015년에서 2016년 국가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성인 65만여명을 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사망 위험도가 25%,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46% 상승했다.
부적절 약물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장애 발생 위험도는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1~2종의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했을 때는 3등급 이상 장기요양 등급(일상생활에 주변 도움이 필요한 장애)을 받을 위험성이 31% 증가했고 3종 이상 사용했을 때는 무려 81% 증가했다.

연구 책임자인 분당서울대병원 김선욱 교수는 “70·80대 노인뿐만 아니라, 이제 막 노인에 접어든 66세 성인들 중 상당수가 다약제 및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람들이 향후 사망하거나 일상 생활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높은 장기요양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이번 연구 결과의 핵심”이라며 “안전한 약물사용을 위해 노인의 약물 처방 및 사용 패턴을 이해하고 전체 약물의 개수와 부적절 약물을 줄이기 위해 의료계, 시민,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는 “잠재적 노인 부적절 약물 복용은 장기적으로 신체 기능 저하를 촉진할 우려가 있으며 약의 부작용이 더 많은 의료 이용과 또다른 약의 처방을 부르는 연쇄 처방의 단초가 될 수 있어, 의료 이용자 및 의료진 모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의연 윤지은 성과연구팀장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노인 다약제 및 부적절 약물 처방자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했고 대상자 특성별로 노인 약물 처방패턴이 달라 개인 및 의료 이용 특성에 따라 맞춤형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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