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에 부모 잃은 네 살 소녀 풀려났다…50일간 인질생활


애비게일 이단(4)은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들이 기습 공격을 시작했을 때 이스라엘 키부츠(집단농장) ‘크파르 아자’의 한 집에서 가족과 머물고 있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하마스 대원들은 다짜고짜 그녀의 엄마에게 총을 쐈다. 이를 목격한 6살, 10살 오빠는 집 밖으로 뛰쳐 나와 아빠를 찾았다.

아빠는 이단을 품에 안고 달아났지만, 곧 하마스 대원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이단은 피투성이가 된 아빠 품에서 기어 나와 이웃집으로 달아났다. 이웃들과 방공호에 숨어있던 이단은 집을 돌아다니며 인질을 수색한 하마스 대원에게 발견돼 붙잡혔다.

50일간 인질 생활을 한 이단이 26일(현지시간) 하마스의 3차 석방 인질 그룹(이스라엘인과 외국인 17명)에 합류했다. 하마스가 석방한 첫 번째 미국인(이스라엘 이중 국적)이다. 그녀는 지난 24일 홀로 4번째 생일을 맞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4세 소녀는 끔찍한 트라우마를 겪었다. 엄마는 그의 앞에서 살해당했고, 생일에도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 있었다“며 “집으로 돌아와 줘서 감사하다.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 안아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다른 미국인 인질들의 석방도 기대하며, 추가적인 미국인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우리는 인질 전원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단의 석방은 추가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연장 목소리에 힘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의 고모 등 친척은 성명을 통해 “이날이 오기를 바라고 기도했다. 이단의 석방은 모든 인질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재회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우리는 여전히 포로로 잡혀 있는 모든 인질 가족과 계속해서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인질 추가 석방을 위해 임시 휴전을 연장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며 “이번 휴전을 내일 이후까지 이어가 더 많은 인질이 풀려나고 인도주의적 도움이 가자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하루에 인질 10명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추가 휴전 연장에 합의했으며, 이번이 끝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나는 인질이 석방되는 한 휴전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인질 추가 석방과 휴전 연장 문제 등을 논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일시적 휴전이 끝나면 총력을 기울여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재개할 것”이라면서도 하마스가 인질을 10명씩 추가 석방하면 휴전을 연장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NBC, CNN 등 방송에 나와 “이스라엘은 이미 하루에 10명씩 추가로 인질을 석방할 경우 휴전을 연장하는 데 동의했다”며 “그런 면에서 공은 하마스에 넘어갔으며, 하마스가 휴전 연장을 원하면 인질 석방을 이어가면 된다”고 압박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4일간의 휴전이 종료된 후 이를 연장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도주의적 휴전에 관한 합의문에 명시된 대로 석방되는 이들의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AFP 통신도 이날 하마스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는 현재 휴전 상태를 2∼4일 연장할 용의가 있다. 이스라엘 포로를 (추가로) 20∼40명 석방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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