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고분해진 사형수들, 한동훈 효과?…소동 보고 ‘0건’

유영철 등 전국 사형수 59명, 교도관 지시에 ‘절대 복종’
지난 8월 한동훈 ‘사형장 시설 재정비’ 지시 영향 분석

2003년~2004년 사이 여성 등 20명을 살해한 혐의로 2005년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유영철의 경찰 체포 당시 모습. 뉴시스

사형수들이 최근 3개월간 교도소나 구치소에서 규율을 위반하거나 소동으로 문제를 일으켜 법무부 상부에 보고된 일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장 마사지사 여성 등 20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마 유영철 등 사형수들의 복역 태도가 대폭 개선됐다는 것이다. 지난 8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사형 집행시설 재정비 지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1월 현재까지 사형수들이 복역 중 문제를 일으켜 법무부 상부에 보고된 사건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사형수들의 경우 수형 태도 불량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법무부 상부로 보고가 이뤄지는데 최근 그런 일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교정 당국에 따르면 연쇄 살인범 유영철의 수형 태도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한다. 유영철은 지난 2005년 6월 사형 확정판결을 받고 18년 동안 대구교도소에서 수형 생활을 하며 “어차피 더 잃을 것이 없는 사형수다” “난 사이코”라며 툭하면 교도관 통제에 따르지 않았고, 수년 전엔 교도관을 폭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생활하던 재소자들도 유영철과 엮여서 득될 것이 없다며 그를 피해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유영철은 최근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있으며 교도관들의 지시에도 ‘순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철뿐 아니라 1999년 강원 삼척시 한 도로에서 신혼부부를 엽총으로 살해해 2000년부터 24년째 복역 중인 사형수 정형구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수형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유영철과 함께 지난 9월 사형 집행 시설이 있는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

사형수들이 고분고분해진 배경엔 지난 8월 한 장관의 사형장 시설을 재정비 지시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월 30일 한동훈 장관은 “사형 시설을 언제든 집행 가능한 상태로 재정비하라”고 지시했다.

한 장관은 당시 국회에서 “오랫동안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집행 시설이 폐허처럼 방치되고 일부 사형 확정자들이 교도관을 폭행하는 등 수형 행태가 문란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정부는 사형제 존치를 주장하는 만큼 시설을 유지하고 사형 확정자들의 행태를 국민이 납득하게 하는 것도 법무부의 일”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후 전국 사형시설(서울구치소·부산구치소·대전교도소)에서 사형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노후화된 부분을 새로 교체하는 등 작업이 완료됐다.

국내 사형 집행은 김영삼정부 말기인 1997년 12월 ‘여의도광장 차량 질주 사건’ 범인 김용제 등 23명을 대상으로 한 이후로는 없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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