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12.9% 늘면서 국내 전체 생산 증가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와 투자도 함께 늘어 ‘트리플 증가’ 양상이 4개월 만에 재현됐다. 정부는 4분기에도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8월(13.5%)에 이어 다시 한번 10%대의 가파른 상승세를 그렸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도 23.7% 늘었다. 반도체 출하량도 수출이 전월 대비 69.4% 늘어난 데 힘입어 65.7%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은 -7.5%로 감소했지만 석유정제(14.6%), 기계장비(5.1%) 등이 높은 증가 폭을 보이며 생산 분야의 반등을 견인했다.
이에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2020년=100)는 113.1로 전월 대비 1.1% 증가했다. 직전 8월(2.0%)에 이은 2개월 연속 증가다. 생산의 하위분류인 광공업·건설업·서비스업·공공행정 4개 부문도 모두 증가세를 유지했다. 4개 부문 실적이 나란히 2개월 연속으로 개선된 것은 2016년 3월 이후 90개월 만에 처음이다.
투자를 대변하는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8.7% 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비롯한 기계류(7.3%)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12.6%)가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여기에 소비까지 8월보다 0.2% 증가하며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음식료품, 화장품을 비롯한 비내구재(2.3%)의 판매 호조가 이 같은 전환을 이끌었다.
다만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불규칙한 요인들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지수에 흐름이 다소 늦게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소비·투자가 나란히 증가하는 ‘트리플 증가’는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이후 태풍과 자동차 판매 부진의 여파로 7월 들어 산업 지표가 다시 ‘트리플 감소’로 전환됐다.
정부는 이번 회복세가 4분기에도 지속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10월 수출은 13개월 만의 플러스 전환이 예상된다”며 “경기 개선 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대외적인 불확실성은 산적해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중동 지역의 긴장이 대표적인 불안 요소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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